[매경닷컴 MK스포츠(원주) 서민교 기자] 김선형(27·서울 SK)이 돌아왔다. 경기 시작 전 코트에서 고개를 숙였고, 점프볼 이후 림을 향해 뛰었다.
김선형은 사죄하고 또 사죄했다. 프로 데뷔 전인 중앙대 재학 시절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올 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김선형은 2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김선형은 이날 경기 시작 전 원정 관중들을 향해 다시 한 번 고개를 깊게 숙였다. 이후 29분48초를 뛰며 3점슛 5개를 포함해 23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SK는 75-93으로 완패했다.
↑ SK 김선형이 패색이 짙어진 4쿼터에서 교체되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벤치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원주)=김재현 기자 |
김선형은 오랜 공백에도 거뜬했다. 오히려 약점이었던 외곽슛이 더 좋아진 모습. 이날 3점슛 7개를 시도해 5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슈팅 감각을 선보였다. 김선형은 “숙소에서 많이 뛰면서 약점인 슈팅 훈련을 많이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농구만 했다”며 “몸은 좋은데 아직 경기 체력이 약해 빨리 지치긴 했다. 점차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개를 숙이며 마무리한 복귀전. 하지만 김선형은 완전히 부담을 덜지는 못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지금도 죄송스럽다. 힘든 일이 많았는데 다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다. 원정 팬들에게도 (사죄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라며 “지금도 만감이 교차한다. 농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고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김선형은 반성의 자세로 앞으로도 후배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 KBL에서 규정 방지 교육을 하게 되면 내가 가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문경은 SK 감독도 “김선형이 복귀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인 것은 그래도 다행이다. 다른 선수들이 살아나길 바랐는데 그렇지 못했다. 김선형이 나머지 4명의 선수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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