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한국의 끈기가 짜릿한 역전승을 불러 일으켰다. 반면 방심한 일본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4-3으로 이겼다.
한국이 이날 역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에서 상대 선발 투수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 파이터즈)가 내려온 덕분이었다. 지난 8일 대회 개막전에서도 오오타니에게 호되게 당했던 한국 타선은 이날은 7회까지 1안타에 묶이면서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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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9회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
그러나 고쿠보 히로키(44)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은 8회초 시작과 함께 오오타니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숨통이 트인 한국은 9회에만 5안타, 몸에 맞는 볼과 밀어내기 볼넷을 각각 한 개씩 얻는 등 4점을 뽑아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고쿠보 감독은 오판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경기 뒤 “오오타니는 7회까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3점차로 많은 점수 차가 아닌 상황에서 한국을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던 선발 투수를 내린 것은 일본의 방심이었다.
일본은 이후 구원 투수 기용에서도 다소 신중치 못했다. 3-1로 점수 차가 좁혀진 9회 무사 만루에서 마츠이 유키(라쿠텐)를 마운드에 올렸다. 마츠이는 지난 8일 개막전에서도 나왔던 투수. 당시 그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긴 했지만 연속 3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만루에 몰린 바 있다.
그만큼 한국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이 가능할만한 타자였다. 만루에서 올라온 마츠이는 제구가 흔들렸고 노련한 김현수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한 점을 더 얻었다.
반면 한국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끈기로 버텼다. 선발 투수 이대은(지바 롯데)이 실점 한뒤 이어진 계속된 위기를 차우찬(삼성 라이온즈)이 틀어막았다. 경기 중반에는 심창민(삼성 라이온즈)이 흔들리자 정우람(SK 와이번스)이 바톤을 이어받아 위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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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4-3으로 이긴 뒤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
타자들 역시 개막전에서 당한 아쉬움을 설욕하기 위해 오오타니의 빠른 직구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끈기 있게 펼친 것들이 결국 마지막에 결실로 이어졌다.
한일전을 앞두고 양 팀간의 분위기 역시 대조적이었다. 한국은 선발 투수를 비롯해 라인업을 정하는데 있어 경기 당일까지 하나하나 신중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이대은이 일본전에 맞춘 선발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선발 로테이션이 따라 결정된 것”라면서 최대한 말을 아꼈다.
반면
결국 경기 시작 전부터 달랐던 두 팀간의 행보는 승부에서도 드러났고 결국 운명도 바뀌었다.
[kjlf20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