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이상철 기자] 2015 WBSC 프리미어12(프리미어12) 준결승 한국-일본전, 변수는 의외의 한방일지 모른다. 19일 프리미어12 준결승이 열리는 도쿄돔은 홈런이 자주 쏟아지는 곳이다. 11일 전의 삿포로돔과는 돔이라는 ‘기본 유형’만 같을 뿐 많은 게 다르다.
지난 7월 17일과 18일,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도쿄돔(도쿄)과 마쓰다 스타디움(히로시마)에서 나눠 치러졌다. 1차전에서 눈길을 끈 건 퍼시픽리그 올스타 선발투수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의 느린 커브와 센트럴리그의 승리를 이끈 후지나미 신타로(한신)의 3이닝 퍼펙트였다.
도쿄돔에 등장한 오오타니는 최고 구속 157km의 빠른 공을 던졌으며 낙차 큰 포크볼로 센트럴리그 타자들을 압도했다. 타자들이 배트에 오오타니의 공을 맞혀도 밀리기 일쑤였다. 지난 8일 프리미어12 개막전 한국 타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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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사카모토 하야토(왼쪽)가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펼쳐진 프리미어12 한국과 개막전에서 6회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11일 뒤 도쿄돔에서 한일전이 다시 열린다. 이번에도 홈런이 터질 가능서이 높으며 더 많을 지도 모른다.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
하지만 또 하나 주목을 받은 건 홈런이었다. 공기의 저항을 덜 받는 도쿄돔은 일본 내 다른 돔보다 더욱 홈런이 잘 터지기로 유명하다. 구장 규모도 아주 크지 않은 데다 타구마저 더 멀리 날아간다. 본 경기에 앞서 펼쳐진 홈런 더비에서 홈런이 폭죽처럼 팡팡 터졌다.
쓰쓰고 요시토모(요코하마)는 준결승(9개) 및 결승(6개)에서 총 15개의 홈런을 날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올스타전 홈런 더비 신기록. 당시 그의 시즌 홈런(13개)보다 훨씬 많았다.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도 도쿄돔 외야 오른쪽 상단으로 날아가는 초대형 홈런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홈런 더비는 하루 만에 시시해졌다. 마쓰다 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기자 홈런이 뚝 떨어졌다. 쓰쓰고는 2차전 홈런 더비 준결승에서 고작 1개에 그치며 탈락했다. 야마다 데쓰토(야쿠르트)가 우승을 했으나 그가 결승에서 쏘아 올린 홈런은 딱 1개. 하루 만에 야구의 꽃을 구경하기 힘들었다.
물론, 홈런 더비는 이벤트다. ‘죽’이 잘 맞는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타자의 홈런이 잘 나오도록 돕는다. 프리미어12 준결승은 이벤트가 아니다. 19일 도쿄돔에서 홈런이 수 없이 많이 터질 리는 없다. 그러나 타구의 비거리는 눈여겨볼 만하다. 또한, 그라운드 환경을 제외하고 비슷한 조건 속에서 도쿄돔과 마쓰다 스타디움의 홈런 숫자는 명확하게 차이가 났다.
도쿄돔은 요미우리의 홈구장이다. 요미우리의 시즌 홈런은 97개. 센트럴리그 4위다. 그러나 요미우리 타선 가운데 ‘거포’가 부족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요미우리 내 최다 홈런 선수 기록은 15개. 1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도 5명에 그쳤다. 단, 도쿄돔에서 58개로 59.8%의 비율이다.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홈런은 한 차례 나왔다. 6회 정우람(SK)이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에게 한방을 얻어맞았다. 쐐기포였다. 최종 스코어는 일본의 5-0 승. 준결승도 난타전보다 투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홈런은 다르다. 삿포로돔보다 더 많은 장타가 나올 여지가 높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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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프리미어12 6경기에서 홈런 5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순도 높은 홈런이 터진 경기를 모두 다 이겼다.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
한국은 처음부터 오오타니를 상대하나 끝까지 오오타니를 상대하지 않는다. 의외의 한방이 터질 여건은 된다. 물론, 그건 일본도 마찬가지다. 홈런을 치는 것도 중요하나 홈런을 맞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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