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슈틸리케팀이 2015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6차전에서 기성용과 손흥민의 멀티골과 석현준의 한 골을 보태 5-0 대승했다. 지난 6월 16일 미얀마전부터 라오스전까지 축구대표팀은 무실점 6전 전승(승점 18점)을 기록, 2위 쿠웨이트(승점 10점)와의 승점차를 8점으로 늘리며 내년 3월 2경기를 남겨두고 최종예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대표팀은 올해 A매치에서 연간 승률 80%, 연간 최다 승리 역대 2위에 해당하는 16승(3무 1패), 연간 무실점 신기록(17경기), 연간 경기당 실점율 역대 2위(0.2골), 역대 월드컵 예선 연속 무실점 승리(6연승) 등 다양한 기록도 쌓으며 2016년을 더욱 기대케 했다.
○ 4경기 만에 선발 복귀한 손흥민
대표팀은 지난 12일 4-0 승리한 미얀마전 선발 명단 중 기성용 곽태휘 이재성을 제외한 8명을 교체했다. 손흥민은 9월 3일 라오스와의 홈경기에 이어 4경기 만에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고, 경고누적 징계로 이탈한 구자철의 빈자리는 남태희가 메웠다. 최전방에는 석현준이 기회를 받았고, 기초군사훈련을 떠난 김승규 대신 권순태가 골문을 지켰다.
전술은 기성용과 남태희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는 4-1-4-1.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만큼 공격에 많은 숫자를 둬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복안이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라오스를 상대할 것”이라고 했다.
![]() |
↑ 한국 축구대표팀이 라오스전 대파로 2015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 석현준 PK 획득, 2분만에 선제골
대표팀은 손쉽게 선제골을 낚았다. 2분경 석현준이 상대 박스 안 우측 지점에서 한국 진영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수비수 캄푸미 하네비라이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기성용이 공을 골문 왼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1-0.
9분 남태희가 우측 대각선 지점에서 띄운 오른발 크로스를 손흥민이 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점프 헤딩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14분 박주호 크로스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24분 석현준의 오른발 슈팅은 골문 우측으로 살짝 벗어났다. 골키퍼 권순태가 30분 이전까지 공을 만지지 못할 정도로 한국은 맹공을 퍼부었다. 레프트백 박주호는 레프트윙으로 봐도 무방했다.
○ 기성용~손흥민~석현준 릴레이골
33분 한국은 한골을 달아났다. 상대 진영 왼쪽 지점에서 손흥민이 내준 공을 건네받은 박주호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지 않고, 바로 앞 기성용에게 패스해 상대의 허를 찔렀다. 상대의 방해없이 공을 돌려세운 기성용은 골문 우측 하단을 향해 왼발 슈팅을 때렸고, 공은 골대를 맞고 골망을 갈랐다. 그는 프로 데뷔 후 모든 경기를 통틀어 이날 첫 멀티골을 기록했다.
![]() |
↑ 손흥민은 90분 풀타임 활약했다. 그리고 2골을 넣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2분 뒤, 2골을 넣은 기성용이 이번엔 도우미를 자처했다. 이재성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우측 지점 엔드라인 부근까지 올라가 문전을 향해 오른발 크로스를 날렸다. 높이 떠오른 손흥민은 방아찧기 헤더를 시도했다. 공은 골키퍼 몸에 맞고 골라인을 넘었다. 3-0 상황에도 한국의 전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44분 석현준이 이재성의 전진패스를 잡아 오른발 강슛으로 4번째 득점포를 쐈다.
○ 쐐기를 박은 손흥민
전반전 지나치게 벌어진 점수차로 긴장감이 다소 줄어들었다. 한국 선수들은 무리해서 상대팀 박스 안으로 진입하기보다는 공을 주고받으며 경기를 조율하는데 힘썼다. 전반보다 전체적으로 라인이 한국 진영으로 내려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7분 석현준을 빼고 이청용을 투입했다.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반 20분 기성용이 때린 왼발 슈팅이 골키퍼 몸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이재성이 밀어 넣으려 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는지 골대 우측으로 빗겨갔다. 3분 뒤 이재성은 실축을 어시스트로 만회했다. 좌측에서 넘어온 공을 골에어리어 우측 지점에서 헤딩으로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른발로 득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1분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를 불러들이고 센터백 김영권을 출전시켰다. 헌데 김영권에게 색다른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 라오스전 선발 명단 (4-1-4-1)
권순태(GK) - 박주호, 김기희, 곽태휘, 김창수 – 한국영 – 손흥민, 기성용, 남태희(후31’ 김영권), 이재성 – 석현준(후17’ 이청용)
[yoonjinma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