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안준철 기자] “과연 청룡의 여의주를 다시 품을 수 있을까요. 고교야구에서는 전력 차이가 의미가 없습니다.”
대구 상원고 박영진 감독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 감독의 말은 기우였다. 상원고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70회 청룡기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성남고를 12-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1년 우승 이후 4년 만이고, 6번째 청룡기 우승이었다.
상원고는 이번 대회 경기를 치르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도 떠올랐다. 프로에 지명되고, 대학에 진학할 예정인 3학년생들이 대거 대회에 참가했다. 다른 학교의 경우 대부분 주축이 2학년, 1학년이었다. 그래도 박영진 감독은 “고교야구는 실력외 요소에 의해 승패가 갈린다”며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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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7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대구 상원고와 성남고 결승전 경기, 4회초 무사 2, 3루 상원고 최석호의 역전 적시타때 득점을 올린 박민호와 권순덕이 동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하지만 상원고는 이진석을 2회 1사 3루에서 에이스 전상현으로 바꾼 게 신의 한수가 됐다. 전성현의 호투로 상원고는 안정을 찾아갔다. 상원고는 3회초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이동훈의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무사 2루를 만든 뒤 희생번트로 주자를 3루로 보냈다. 이어 황경태의 내야 땅볼 때 이동훈이 홈을 밟아 1-1 균형을 맞췄다.
경기 주도권은 서서히 상원고로 넘어갔다. 상원고는 4회 성남고 하준영이 흔들리며 볼넷 2개 폭투 등을 묶어 손쉽게 2점을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5회는 하준영을 끌어내리며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3점을 뽑았다. 성남고가 5회말 1점을 쫓아갔지만, 상원고는 6회 1점, 7회 3점을 뽑아 10-2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전의를 잃은 성남고를 상대로 상원고는 8회 1점, 9회 1점을 더 추가했다.
이날 2회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상원고 전상현은 9회까지 7⅔이닝 동안 118개의 공을 던져 1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고교야구 마지막 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전상현은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KIA타이거즈로부터 4라운드에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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