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은 하루 전날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8강 진출을 확정했다. 15일 미국전이 남아 있는 가운데 힘을 다소 뺐다. 휴식일 없이 하루 뒤 프리미어12 8강이 열리는 터라, 주전의 휴식과 백업의 점검으로 변화를 줬다.
지난 14일 멕시코전과 비교해 4명(박병호, 나성범, 강민호, 김재호→양의지, 오재원, 민병헌, 김상수)을 교체했다. 하루 사이 얼굴의 절반 가까이 바뀐 것. 프리미어12 들어 이전 경기 대비 라인업 변화 폭이 가장 컸다.
미국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지진 않았다. 미국을 ‘반드시’ 이겨야 ‘희망하는’ B조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8강, 나아가 준결승, 결승까지 가는 길을 좀 더 평탄하게 하려면 2위를 지켜야 했다. 김인식 감독도 “예선 마지막 미국전도 꼭 승리하겠다”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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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헌이 15일 열린 프리미어12 예선 B조 미국과 마지막 경기에서 7회 1사 2,3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만 티엔무)=천정환 기자 |
이 점검은 꽤 의미가 컸다. 대표팀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돌아가며 활약을 펼쳤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콱 막혀있던 공격, 그 활로를 연 건 ‘제대로’ 기회를 부여받았던 선수들이었다.
6회까지는 답답했다. 박병호의 빈자리도 느껴졌다. 1루수로 기용된 오재원이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으나 5번 타순에 배치된 양의지는 두 번의 타석 기회서 모두 삼진 아웃.
하지만 7회 미국의 불펜을 흔들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 오재원은 희생번트로 더 맛난 밥상을 차려줬으며, 이를 민병헌이 2타점 적시타로 살렸다. 묵은 체증을 씻는 안타. 지난 11일 첫 선발이었던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사구로 조기 교체됐던 민병헌은 결정적인 한방을 치며 경쟁력 있는 ‘옵션’임을 알렸다.
옆구리 위주로 구성됐던 불펜도 재편됐다. 조상우와 정우람은 일주일 만에 마운드를 밟았으며, 심창민은 첫 출격 명령을 받았다. 이들은 탈삼진을 더해 효율적인 계투로 만루 위기를 두 차례나 넘겼다. 승부가 일찌감치 기울어질 수 있던 걸 막았다. 한국이 막판 추격의 불씨를 당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선발 제외됐던 주축 타자들도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손아섭은 7회 볼넷을 얻었으며 박병호는 8회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외야에서 내야로 맞바람이 불었던 터라, 외야 펜스 근처서 야수의 글러브에 잡혔다. 역전 홈런을 기대케 할 정도로 좋은 타격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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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창민은 15일 열린 프리미어12 예선 B조 미국과 마지막 경기에 7회 등판했다. 이번 대회 그의 첫 출전이었는데,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사진(대만 티엔무)=천정환 기자 |
득점권 타율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한국은 7회만 찬스를 살렸을 뿐이다. 1회(1사 2루)와 3회(2사 1,3루), 9회(1사 만루), 10회(2사 만루) 등 네 번의 기회가 주어졌으나 점수를 뽑지 못했다. 특히, 두 차례
타인(오심)에 의해 울었지만, 자력으로 웃지 못했다. 두 마리 토끼를 노렸던 한국은 100% 만족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B조 3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겠다는 꿈도 좀 더 앞당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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