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삿포로) 김원익 기자]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마운드가 허약한 민낯을 드러냈다. 결국 1+1이 답일까.
가장 기대치가 컸던 선발투수 김광현(27‧SK)도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한국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WBSC 프리미어 12(이하 프리미어 12) 개막전서 상대 선발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에게 틀어막혀 0-5, 완패를 당했다.
타선의 무기력함이 두드러졌지만, 마운드도 확실히 열세였다. 무엇보다 긴 이닝을 믿고 맡길만한 확실한 선발카드가 없다는 점이 다시 두드러졌다. ‘1+1’ 카드는 해법이 될 수 있을까.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8일 패배 이후 공식 기자회견서 선발투수 김광현에 대해 “2회 선두타자 스트라이크 낫아웃의 경우는 포수가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더 밑으로 연결되면서 뒤로 빠졌다”며 “어떻게 보면 김광현의 운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적시타를 맞은 상황도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는데 베이스에 맞고 튀면서 실점이 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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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찬이 8일 일본전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
60구에 대한 이야기는 의미있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김광현의 구속이나 전반적인 제구는 경기 초반 준수했다. 그런데 투구수가 늘어나고 실책등으로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구속이나 제구가 조금씩 나빠졌다. 결국 대표팀의 제 1번 카드인 김광현도 한 달간의 실전 공백서 아직 완벽한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광현 스스로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이후 제대로 된 실전 경기를 치러보지 않았다. 불펜투구와 실전 경험은 엄연히 다르다. 포스트시즌 일정에 밀려 뒤늦게 소집된 탓에 훈련기간도 턱없이 부족했던 대표팀이다.
보다 큰 문제는 이제 김광현 이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 이대은(지바롯데)이 쿠바전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대표팀 마운드에 희망을 안겼지만, 역시 그 다음까지 떠올리면 로테이션을 짜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8일 경기 전 김 감독은 향후 대표팀 마운드가 지속적으로 선발투수 2명을 붙이는 ‘1+1’의 형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는 동률이 나왔을 때 복잡한 규정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서 실점을 적게 해야 한다”면서 “또 기본적으로 8강에 진출하려면 최소한 3승을 해야한다는 계산이 선다”고 했다.
예선 5경기 중에서 안전하게 3승을 확보해야 경우의 수를 따지거나 여러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8강을 준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최소 3승을 확보하는데까지 김광현 이후 이대은과 같은 형식의 ‘1+1’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거기에는 선발투수들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했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발 투수들이 6~7이닝을 소화해서 1경기를 맡길 수 있다면 그 이후에 불펜 투수들을 붙여서 나올 수 있지만 선발투수들이 다쳐서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며 “다른 구성의 선발투수들로 일단 왔는데 그들에게 과연 그만큼 맡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는다”고 했다.
과거 수년간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었던 류현진(LA다저스)과 윤석민(KIA)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거기에 국내리그를 대표했던 양현종(KIA)과 윤성환(삼성)마저 부상과 도박 파문으로 각각 승선이 불발된 상황이다.
현재 남은 선발카드는 우규민(LG), 장원준(두산), 이태양(NC), 차우찬(삼성)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런 가운데 남미 국가와의 경기 선발이 유력했던 우규민은 5일 평가전서 손등을 강타 당해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김 감독은 “캐치볼을 했다.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아직 우규민은 공에 맞은 부위에 광범위하게 멍이 들어있는 상태다. 고민이 더 깊어졌다.
선발 카드가 많지 않은데다 확실히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있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면 결국 단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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