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년 전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그리고 1년 후의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지난 2014년 넥센 히어로즈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두 간판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재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까지, 넥센은 두 차례 연속 ‘대박’을 쳤다. ‘가성비’를 고려해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500만2015달러)은 헐값 수준이라는 평도 있다. 하지만 1년 전 분위기를 감안하면, 흡족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함께 도전했던 김광현(SK 와이번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2배 이상이다. 이번에는 강정호를 넘어섰다. 넥센이 7일 오전 받아든 포스팅 금액은 1285만달러였다. 역대 아시아 출신 야수 최고 금액인 1312만5000달러(2000년의 스즈키 이치로)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15년 전후의 달러 가치 차이가 있긴 하나, ‘거액’이라는 상징성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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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왼쪽)와 강정호(오른쪽)은 1년 차이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강정호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성공 사례였다. 하지만 그만큼 모험이기도 했다. 과거 한국인 포스팅 신청 결과는 ‘참담’했다.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류현진(LA 다저스)을 제외하고는 크게 기대에 못 미쳤다. 헐값에 가까웠다는 평이었다.
또한, 강정호는 1년 후의 박병호만큼 지명도를 갖지 못했다. 때문에 전략부터 달랐다.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주요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및 윈터미팅 마감 이후 노크를 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성공이었다.
박병호의 포스팅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욱 장밋빛으로 칠할 정도. 그만큼 박병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수요가 높다는 이야기였다. ‘ESPN’도 올 겨울 메이저리그 시장 FA 순위를 매기면서 박병호를 29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2000만달러까지 가능하다”라는 말이 나왔으나, 상한선(2000만달러)이 있는 일본을 고려해 현실적인 포스팅 금액은 그 아래였다. 그래도 기대치 이상이었다.
시장부터 형성됐다. 메이저리그는 타고투저다. 공격력 강화를 꾀하는 팀이 많다. 그런데 FA 1루수가 마땅치가 않은 데다 거포 유형은 더욱 없다. 그 가운데 KBO리그에서 2년 연속 50홈런을 친 박병호의 힘과 기술에 큰 관심을 나타낸 셈이다. 거포로서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정호가 길을 잘 닦아놓은 ‘덕’도 봤다. 강정호의 성공 사례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강정호는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으나 126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7리 121안타 15홈런 58타점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첫 해 안착했다.
KBO리그에 대한 인식은 변했다. KBO리그에서도 잘 하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인 1285만달러는 한 구단의 작품이 아니다. 포스팅은 비공개 경쟁 입찰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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