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결과보다 내용이었다. 달콤한 승리는 아직 필요하지 않다. 영광은 며칠 뒤 누리면 된다. 평가전이었다.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두며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큰 대회를 준비하는데 있어 ‘만족스러운’ 시험이었다.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한국은 ‘더욱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두 번째 상대하는 쿠바는 하루 전날과 달랐다. 싱거웠던 첫 경기와 다르게 이날 경기는 진득했다. 그리고 한국은 쉽사리 쿠바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한국은 전날 안타 12개와 4사구 5개를 묶어 6점을 얻었다. 이날도 안타 8개-4사구 7개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타도 2루타 2개로 같았다.
그러나 쿠바 마운드는 흔들려도 붕괴되지 않았다. ‘별 거 아닌’ 마운드가 아니었다. 또한, 예전보다 변화구가 많아진 쿠바 투수들과의 수 싸움에서 당했다. 탈삼진 8개. 4회 2사 만루-6회 2사 1,2루의 결정적인 찬스서 이용규, 정근우는 삼진으로 침묵했다.
↑ 한국은 5일 안타 8개와 4사구 7개를 얻고도 1득점에 그쳤다. 쿠바에 1-3으로 패하며 2015 서울 슈퍼시리즈를 1승 1패로 마쳤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1회 무사 1,3루서 희생타 2개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훌리오 마르티네스와 에스타일레 에르난데스의 빠른 발과 뛰어난 센스가 돋보였다. 좌익수 손아섭의 정확하고 빠른 홈 송구에도 세이프.
팽팽한 균형 속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쿠바의 7회 공격. 2사 이후 안타 2방으로 득점. 쿠바는 참 쉽게 점수를 쌓았다. 한국이 잇달아 찬스를 놓치며 답답한 공격을 펼쳤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쿠바는 1차전서 수비 실책까지 범하며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이날은 물샐 틈이 없었다. 호수비의 연속으로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야수들은 발이 빨랐고, 동물적인 반사신경까지 선보였다. 9회 2사 1,3루서 손아섭의 외야 깊숙한 타구를 몸을 아끼지 않고 잡았다. 빠졌다면, 동점이었다.
그런 쿠바를 맞아 한국은 아직 부족한 게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날 승리에 마냥 기뻐하기 어려웠다. 대등하게 맞섰으나 결국 투타에서 쿠바에 밀렸다. 미스 플레이도 있었다. 2회 정근우, 4회 허경민의 실책까지 나왔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들쭉날쭉했다. 두 차례 경기를 뛰었으나 실전 감각을 좀 더 끌어올려야 했다. 손바닥 통증이 가시지 않은 이대호가 가세한 중심타선도 엇박자였다. 박병호는 두 차례 출루(1안타 1사구)를 했으나 삼진 2개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세밀함이 떨어졌다. 보완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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