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외인 재계약은 어떻게 진행될까? 더스틴 니퍼트의 기상도는 ‘맑음’. 나머지 2명의 기상도는 ‘흐림’이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쳐,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서 삼성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런 극적인 우승에는 보통 외인들의 활약이 크기 마련이다. 두산 역시 부동의 에이스 니퍼트가 준PO를 시작으로 도합 5경기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의 눈부신 역투로 승리에 톡톡히 기여했다.
니퍼트는 해당 5경기서 3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2자책만을 했다. 특히 준 PO 1차전 6회 2사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26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쳐 PS 연속 무실점 이닝 기록을 새롭게 쓰기도 했다.
이런 니퍼트의 활약은 사실 반전투였다. 부상으로 뒤늦게 정규시즌에 합류한 니퍼트는 올 시즌 수차례 신음했다. 6월초에는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한 달이 넘도록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7월 마지막 날 1군에 복귀했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다시 장기간 결장했다. 결국 올 시즌 20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하면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100이닝 돌파,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에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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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스틴 니퍼트는 내년에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곽혜미 기자 |
더욱이 니퍼트가 올해 확실히 구위가 떨어진 듯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고민도 시작됐다. 충분히 기량이 떨어질 수 있는 나이. 많은 부상 전력까지. 니퍼트가 예전 기량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니퍼트는 이런 모든 우려를 PS에서 완벽히 씻어냈다. 특히 더욱 강력해진 구위를 과시하며 연투능력과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마저 완전히 털어냈다. 14년만의 우승에 톡톡히 기여한 만큼 재계약 가능성은 훌쩍 높아졌다.
일단 구단 내부적으로는 잔류로 방침을 세웠다. 더해 니퍼트 스스로 국내 잔류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보다 더 수월하게 계약이 진행될 전망이다.
반면 나란히 대체 선수로 합류한 데이빈슨 로메로, 앤서니 스와잭과는 결별이 거의 확실시 된다. 두산이 시즌을 시작할 당시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외인 타자는 잭 루츠였다. 루츠는 잦은 허리 부상과 부진으로 8경기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5월 초 한국을 떠났다.
그런데 이후 합류한 로메로 역시 76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50타점에 그쳤다. 핫코너와 1루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공수 겸장의 장타력 있는 타자로 기대감이 컸지만 시즌 내내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특별한 강점마저 보여주지 못했다. 인성면에서는 성실하고 진중한 성격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뿐이었다.
결국 시즌 막바지에는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준PO와 PO는 매우 제한적인 역할만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그나마 기회를 얻었지만 끝내 부진하면서 사실상 거의 없었던 마지막 재계약 기회마저 차버렸다. 이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두산으로서는 외인 타자 강화가 필수적이다. 사실상 재계약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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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빈슨 로메로와 앤서니 스와잭은 재계약 가능성이 매우 낮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런데 정작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PO 1경기에만 등판한 이후 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사유는 팔 이두근 통증. 하지만 여기에는 다른 속사정이 있었다. 스와잭이 추가 보상을 거론하면서 사실상의 태업을 한 것. 이미 엔트리 제외 당시부터 선수단
김태형 두산 감독도 스와잭에 끌려가지 않았기 때문. 스와잭의 이천행을 지시하면서 과감하게 전력에서 제외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합류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끝내 합류가 불발됐다. 팀이 가장 중요한 순간 이기적인 모습을 노출한 스와잭이기 때문에 로메로의 경우보다 더 결별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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