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이제 또 다른 출발이다. 14년 만에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이지만 왕좌를 지키기 위한 고민은 곧바로 시작된다. 올 시즌 두산은 외국인 농사에서 지독한 흉작을 거뒀다. 반복되는 실패는 안 된다. 내부 FA 역시 주목 받고 있다. 4번 타자로 올 시즌 맹활약한 김현수와 ‘캡틴’ 오재원을 꼭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두산은 올 시즌 여러 가지 악재 속에서도 끝내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3위로 시즌을 마감한 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14경기의 가을 강행군을 이어갔다. 결국 ‘미라클’ 두산의 모습으로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저지했다.
14년 만에 나온 ‘업셋’ 우승도 당시 주인공인 두산이 달성한 셈. 기적을 연출한 두산이다. 하지만 14년 만에 잡은 왕좌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올 시즌 보다 나은 정규시즌 성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올해 처참했던 외국인 선수 전력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
↑ 두산 투수 더스틴 니퍼트에 대한 의구심은 가을 야구에서 해소됐다. 사진=곽혜미 기자 |
나머지 두 자리도 씁쓸함만 가득했다. 시즌 출발을 같이 유니에스키 마야와 잭 루츠는 각각 부진과 부상으로 조기 하차해야 했다.
대체 영입된 앤서니 스와잭와 데이빈슨 로메로도 기대치만큼 부응 못 했다. 스와잭은 정규시즌 중후반 상승세를 탔으나 정작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경기만을 소화한 채 부상으로 끝까지 제외 됐다.
팀의 4번 타자로 기대한 로메로도 끝내 실망만 안겼다. 타순이 8번까지 내려가는 굴욕도 맛봤다. 한국시리즈에서 받은 몇 차례 선발 기회에서도 인상 깊은 타격이 없었다. 오히려 수비에서 흔들리는 모습으로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두산 입장에서는 막판 맹활약한 니퍼트를 제외하고는 다시 새 판을 짜야하는 상황이다.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던 니퍼트지만 10월의 압도적 모습만으로도 재계약 명분은 충분하다. 만약 나머지 외국인 투수 자리의 성공적인 영입이 이뤄진다면 두산은 니퍼트-장원준-유희관과 함께 탄탄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한다. 4번 타자로 기대할만한 1루수 거포 영입도 필요하다.
↑ 두산 외야수 김현수가 최대어로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사진=옥영화 기자 |
오재원도 잡아야 할 두산의 입장이다. 올 시즌 주장 첫 해와 예비 FA로 부담이 많았기에 기대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 했다. 하지만 팀 내야진의 구심점이자 주장인 오재원
반대로 외부 FA 영입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난해 장원준에게 했던 과감한 투자는 우승에 큰 보탬이 됐다. 불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는 두산이다. 또 다시 통 큰 투자를 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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