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14년 만에 우승에 성공한 두산의 가을은 푸르고 깊었다. 결정적인 순간 샛별이 탄생했고 위기에 빠지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구해주는 영웅도 있었다. 포스트시즌을 놀이터처럼 자신들의 독무대로 만든 이들도 있었고 팀의 오랜 고민을 해결해주는 수호신도 등장했다. 두산의 가을야구는 한 명의 주연이 아닌 모두가 주연으로 이뤄진 드라마였다.
10월의 마지막 날. 두산은 홀가분했다. 그간의 아쉬운 순간들을 다 털어버렸다. 인고의 14년 세월이 흘렀기에 더 값진 순간. 팀 두산을 만든 역전의 주인공들은 환호와 기쁨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김태형 감독과 함께 새롭게 출발한 두산은 시즌 막판 결정적 위기를 맞는다. 타선이 동반 부진에 빠졌고 9월 5일부터 12일까지 내리 6연패하며 4위로 일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뚝심이 빛났다. 그리고 승부의 순간. 새로운 스타가 마운드에서 담대한 피칭을 해냈다. 이현호는 지난달 4일 정규리그 3위가 달린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던 KIA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위를 지켜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 니퍼트, 이현승, 이현호, 박건우. 사진=MK스포츠 DB |
플레이오프는 완벽하게 돌아온 더스틴 니퍼트가 주인공이었다. 1차전 9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NC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어 2,3차전을 내준 두산. 코너에 몰린 팀을 구하기 위해 니퍼트가 다시 나섰고 이번에도 7이닝 무실점 최고의 피칭으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끝이 아니었다. 역시 1차전 패배로 부담스러웠던 두산의 한국시리즈 상황. 2차전 선발 등판한 니퍼트는 사자킬러다운 완벽한 투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뒷문엔 수호신 이현승이 버티고 있었다. 두산의 고질적인 문제는 불펜과 마무리. 윤명준과 노경은 등 감독이 마무리 감으로 점찍었던 선수들은 올 시즌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현승은 달랐다. 시즌 중반 마무리로 전환한 이현승은 정규시즌 활약에 이어 지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나서 1승 2세이브를 거두며 MVP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도 이상무. 한국시리도 1차전 수비 실책으로 내준 아쉬운 실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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