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은 미래를 발견했고 또 다른 한 팀은 미래를 위한 과제를 깨달았다. 우승의 환희와 준우승의 아쉬움이 가득했던 한국시리즈. 두 명문구단이 함께 수놓은 야구인들의 축제는 그렇게 미래를 그리면서 끝이 났다.
1차전을 패배했지만 허슬두 두산의 저력은 대단했다. 나머지 2,3,4,5게임을 모조리 잡아냈다.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 정상을 지켰던 삼성은 두산에게 속절없이 무너졌다. 챔피언과 도전자가 바뀌었다.
뚝심으로 대표되는 두산의 팀컬러가 빛났던 가을야구였다. 준플레이오프부터 대단한 장기전을 치렀다. 체력소모도 많았고 당연히 부상도 많았다. 외인선수도 한 명 부족했다. 그러나 두산에겐 모든 것을 잊게 만드는 괴력의 응집력이 존재했다. 그리고 팀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그런 집중력과 팀을 하나로 만드는 구심점 역할의 선수들이 뒤에 버티고 있었다.
↑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 우직한 뚝심과 뛰어난 응집력으로 삼성을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반면 삼성은 무기력한 가을이었다. 야심차게 통합5연패를 노렸지만 시작 전부터 불미스런 일로 사기가 가라앉았다. 1차전 승리로 반등하나 싶었지만 결국 승부의 추를 되돌리지 못했다. 이로써 삼성은 변화의 시험대에 올랐다. 도박스캔들에 대해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이 자의반 타의반 개혁과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왕조를 만들었던 기존의 선수들의 역할만 가지고서는 더 이상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 삼성이 예년과 다르게 무기력하게 한국시리즈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챔피언이 된 두산과 도전자가 된 삼성 모두 최선을 다했고 분명 긍정적인 부분도 함께 발견한 시즌이었다. 미래자원을 발견한 두산과 미래를 깨닫고 변화의 중심에 놓인 삼성. 내년 시즌 두 팀의 변화가 기대된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