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역사가 선택한 주인공은 두산이었다.
견고하고 위력적이었던 ‘삼성 천하’를 종식시키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드라마를 써내면서 팀 두산은 2015한국프로야구의 마지막 승자가 됐다.
삼성이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을 때만 해도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결말. 그러나 ‘반전의 가을’은 어느 순간 분명히 시작되고 있었다. 한 시즌을 꼼꼼히 들여다본 5인의 해설위원에게 솔직하게 물었다. “언제 두산의 우승을 예감했습니까.”
↑ 언제부터였을까. 마지막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다. 두산이 이 가을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이종열 위원(SBS스포츠)=니퍼트-양의지 배터리가 완벽하게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으며 삼성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1차전 역전승으로 삼성에게 넘어갈 수 있었던 시리즈 흐름을 가장 강력하고 확실하게 되돌렸다. 이 경기를 본 뒤 두산 배터리가 삼성타선을 철저하게 분석했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느꼈다.
이번 시리즈의 승인은 ‘두산 배터리 vs 삼성 중심타선’ 싸움 구도에서 전자의 완승에 있다고 보는데, 바로 그 삼성 중심타선에 대한 ‘사망선고’가 내려진 경기가 2차전이었다.
▲ 한국시리즈 3차전(10월29일·두산 5-1 승)
정민철 위원(MBC스포츠플러스)=2차전 니퍼트의 완승 때는 니퍼트가 두산을 구했다는 느낌 정도였다. 그러나 3차전을 장원준이 이겼을 때, 이 시리즈의 승자가 두산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장기전으로 갈 줄 알았는데, 삼성이 무력하게 3연패한 것은 끝까지 예상 밖이었다. 두산은 생각보다 강했고, 삼성은 기대했던 것보다 준비가 덜 돼있었던 것 같다.
▲ 한국시리즈 4차전(10월30일·두산 4-3 승)
최원호 위원(SBS스포츠)=4차전을 이겼을 때 두산이 우승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노경은의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리드 상황도 아닌 동점 상황에서 ‘최후의 한 장’과도 같은 ‘차우찬 카드’를 던졌던 삼성의 승부수가 안타까웠다. 결국 지는 수순이었다는 느낌이 있다.
▲ 한국시리즈 이전부터
진필중 위원(SPOTV)=NC와의 PO 2차전에서 다쳤던 양의지가 결국 한경기만 쉬고, 4차전에 나왔을 때 ‘앗, (선수들이) 다르다’고 느꼈다. 그 느낌에 확신을 준 건 정수빈과 김현수다. 정수빈은 KS 1차전에서 손가락을 다쳤지만, 역시 한경기만 쉬고 3차전에 나왔다. 김현수는 1차전에서 8-9로 뒤집혀 패색이 짙던 8회, 삼성 선수들을 찍으려고 이동하던 사진 기자들에게 “제가 나가서 홈런 칠건데요”라며 말렸다.
두산 선수들이 이번 가을을 뛰는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것을,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을 넘어서, 이제 이들이 우승할 때가 됐다는 걸 느꼈다. 내가 잘 아는 두산은 그런 팀이다. 응집력과 분위기로 (큰일을) 해내는.
▲ 어쩌면 포스트시즌 이전
안경현 위원(SBS스포츠)=삼성이 이번 KS에서 힘들 거라는 예감은 정규시즌 막판에 왔다.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4시즌 동안, 삼성은 우선 ‘투수의 힘’을 기본으로 했던 팀이다. 그런데 올해는 뒤로 갈수록 ‘타선의 힘’에 기대는 팀 컬러가 강해졌다.
‘타자의 팀’이 되면 KS 직행이 불리하다. 타
그래서 이번 KS는 PO에서 올라온 팀이 유리하다고 봤는데, NC를 이겼을 때 두산이 ‘드라마의 시작’을 잘 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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