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일본시리즈를 제패하며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감한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향후 거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진출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소프트뱅크의 퍼시픽리그 최다승 우승과 일본시리즈 2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양대 리그 정상끼리 맞붙는 일본시리즈에서는 팀의 4번 타자로 나서 5경기서 타율 5할 2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의 역사적인 위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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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대호가 지난 29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일본시리즈 우승과 함께 MVP를 차지한 뒤 공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민교 기자 |
선택지는 3가지다. 이대호는 일본 잔류, 메이저리그 도전, 국내 유턴의 갈림길에 놓였다.
일본 잔류는 매우 현실적인 선택이다. 일단 연봉 5억엔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큰 금액이다. 또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에서 절대적 존재로 입지를 굳혔다. 일본시리즈 2연패로 팀 분위기는 최고다. 구도 기미야스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도 두텁다. 이대호도 주장 우치카와 세이치를 비롯해 동료들을 먼저 챙기는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 감동을 더했다. 현재 전력과 분위기로는 일본시리즈 3연패도 가능하다.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다. 동갑내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올해 신인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를 비롯해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등 후배들이 포스팅 선언을 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대호로서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대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 가능성은 국내 유턴이다. 일본 잔류보다 더 현실적인 선택이다. 롯데는 내년 시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손아섭 등 주축 선수가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대호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다. 이대호도 최근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다. 가족과 함께 고향인 부산에서 안정적인 야구인생을 보내길 바랄 수도 있다.
이대호는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허무할 수 있지만, 앞선 가정과 메이저리그 도전을 향한 시선과는 달리 이대호는 생각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다. 정확히 표현하면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해 고민을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일본시리즈를 마친 뒤 이대호는 “이제 시즌이 끝났다. 그런 문제들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그저 쉬고 싶다”는 말이 먼저였다.
이어 이대호는 “앞으로 나도 고민을 해야 할 문제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계속 시리즈 중이었기 때문에 정말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며 “(메이저리그와 관련해서는) 에이전트가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 모든 것을 에이전트에 맡겨두고 있다. 알아서 잘 하지 않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에이전트에 모든 것을 일임했다는 이대호도 시장 분위기를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 분위기를 보면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 이대호 스스로도 꽤 고민스러운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이대호는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빨리 몸을 추슬러 프리미어 12 야구대표팀에 합류할 각오다. 이대호는 31일 귀국해 가족
이제 이대호를 향한 시선은 일본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이대호에게 일본 무대는 너무 좁게만 느껴진다. 누구도 강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택은 현실을 직시해야 할 이대호의 몫이다. 그리고 어떤 선택으로 최종 결정을 하든 존중해야 한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