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승리방정식을 잃었다.
삼성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3-4로 패했다. 이로써 1차전 승리 이후 2~4차전을 내리 진 삼성은 전적 1승3패로 시리즈 패배의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9-8로 승리한 1차전을 포함해 이번 한국시리즈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삼성의 문제점이 있다. 바로 리드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선취점을 내준 경기가 3경기나 됐다. 3차전서만 삼성이 1회 점수를 뽑고 앞서갔을 뿐이다. 남은 경기서는 모두 점수를 내준 이후 힘든 승부를 펼쳤다.
그러다보니 따라붙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면서, 오히려 찾아온 기회를 쉽게 날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1차전서는 2회까지 5점을 내준 이후 3회와 4회 각각 2점씩을 냈고 6회 2실점을 더하고 7회에만 5점을 뽑아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끈질긴 뒷심도 2차전부터는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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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4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1회 2점을 먼저 내준 이후 2회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 점수를 오래 지키지 못하고 4회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5회 1실점을 더하면서 다시 끌려갔고 결국 패했다.
삼성이 이번 한국시리즈서 리드를 잡고 있었던 상황은 1차전 8회초부터 경기 종료까지, 3차전 1회 말부터 4회 초까지, 4차전 2회말부터 4회 초의 짧은 기간 밖에 없다. 이외에는 모든 이닝에서 두산에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특히 2차전 이후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는 중심타선과 집중타 부족 등의 문제가 계속 나타나는 모습. 4차전 경기 종료 후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가 잘 안 풀린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야구가 아닌가 싶다”면서 “피가로는 저번 투구보다는 나아졌다. 차우찬이 잘 던졌는데 역전을 못해서 아쉽다. 6회도 그렇고 7회도 그렇고, (득점을 못 낸) 그 부분이 아쉽다. 참 타선이 잘 안터진다”며 답답한 공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운드의 문제도 크다. 삼성은 아직 한국시리즈서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없다. 정규시즌과 비교하며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올 시즌 삼성은 선발투수들이 65승44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다. 다승은 1위였고, 평균자책점은 부문 3위였다. 특히 QS는 75회로 2위 롯데(59회)와 격차가 매우 부동의 선두였다.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의 QS+역시 무려 44회나 됐다. 144경기 중 절반이 넘는 경기서 QS에 성공했던 바로 그 안정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1차전 알프레도 피가로가 3⅓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그 전조였다. 이어 2차전 장원삼이 6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차전 나선 타일러 클로이드 역시 5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3일을 쉬고 다시 4차전에 등판한 피가로는 4⅔이닝 4실점(3자책)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선발투수부터 무너지다 보니, 힘든 승부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실종됐다. 선발투수들의 안정감 있는 호투와 타선의 적절한 시기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은 이후 7~9회 필승조를 가동해 경기를 끝내는 승리방정식이 조기에 무너진 것이다.
이는 윤성환, 임창용, 안지만이 원정도박 파문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시점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전개다. 뒷문에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토록 팀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을지는 예상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이제 삼성은 마지막일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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