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정수빈-허경민, 정갈하게 차린 ‘가을 밥상’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투혼을 발휘한 정수빈과 새 역사를 쓴 허경민이 연이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정갈하게 차린 ‘가을 밥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만들었다.
정수빈과 허경민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서 선발 출전해 4-3 승리를 이끌었다. 정수빈은 4타수 2안타 2득점, 허경민도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은 재미를 본 ‘DH’ 정수빈 카드를 이날 다시 꺼냈다. 정수빈은 손가락 부상으로 수비가 불가능한 상황.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3차전에서 지명 타자 겸 리드오프로 정수빈을 기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결과는 대성공. 다시 결성된 테이블세터는 5타수 2안타 3사사구 1타점 1득점을 합작해 5-1로 3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 두산 테이블세터진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4차전 역시 정수빈-허경민이 밥상을 제대로 차렸다. 1회부터 기선 제압에 들어갔다. 선두 정수빈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자 허경민도 유격수 강습 내야 안타로 화답했다. 특히 허경민은 이 안타로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22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초반부터 밥상을 차린 테이블 세터진은 희생 번트로 한 루씩 진루했다. 이어 김현수의 1루 땅볼 때 나온 상대 1루수 홈 송구 실책을 틈 타 모두 홈으로 파고들었다. 2-0 기선 제압 성공.
다음 타석은 아쉬움이 남았다. 3회 무사 1루에서 정수빈은 병살타, 허경민은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곧바로 아쉬움을 만회했다. 3-3으로 맞선 5회 2사 후 집중력이 발휘됐다. 정수빈과 허경민은 연이어 우중간 안타를 때려내 알프레도 피가로를 강판시켰다. 마운드 위에는 필승조 차우찬이 올라왔다. 강력한 상대였지만 민병헌이 3루수 강습 2루타로 결국 역전을 만들었다.
그 사이 두산 마운드는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노경은이 든든하게 지켰다. 노경은은 2회 2사 후 구원 등판해 5⅔이닝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어 등판한 마무리 이현승이 경기를 매듭지으면서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을 남기게 됐다. 무엇보다 정수빈과 허경민이 결성한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이 빛났다. 투혼과 새 역사가 어우러진 조합이었다.
[forevertoss@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