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 프로방스. 스위스. 지중해. 좋다. 이 꿈같은 여행 포인트, 다 찍고 온다. 더 놀라운 거, 당일치기다. 이쯤되면 ‘아’ 하실게다. 맞다. 대한민국에 숨은 ‘미니월드’이다. 요즘, 이 마을들, 뜨고 있다. 만추홍엽, 알록달록 단풍 배경은 보너스다. 해외여행, 시간 없다고? 여유는 더 없다고? 그렇다면 볼 것 없다. 훌쩍, 총알처럼 찍고 오는 당일치기 ‘미니월드’ 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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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 지중해마을 |
말도 안된다. 충남 아산 하고도 외암 민속마을. 그 전통의 한옥마을 지척에, 파스텔 톤 바다와 하얀 색 지붕으로 세계인을 홀리고 있는 에게 해의 화산섬 산토리니를 통째 옮겨놓은 ‘지중해 마을’이라니.
이름도 ‘블루 크리스탈 빌리지’다. 온양 온천역에서 지중해 마을까지는 970번 버스가 오간다. 30분 간격이 동선을 잡기도 편하다. 가는 길도 끝내준다. 이 가을 ‘머스트 씨(must see)’ 포인트, 현충사 은행나무길. 곡교천과 나란한 약 1.2km 구간에 수령 50여 년의 은행나무 750여 그루가 심어져 있는 늦가을 명품 ‘옐로 로드’다. 이 길을 지나면 탕정면이다. 몇 해 전까지 포도나무 농사를 주로 짓던 시골 마을이었던 곳. 여기가 삼성디스플레이시티로 변모하면서 원래 살던 원주민들 66명이 새롭게 모여 만든 마을이 ‘지중해 마을’이다. 놀랍게, 테마도 있다. 하얀색 지붕으로 유명한 산토리니 풍광은 기본. 여기에 프로방스와 파르테논 등 양식도 통째 옮겨왔다.
탕정면사무소를 지나면 놀라운 건축물이 한눈에 박힌다.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건축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건축물. 마치 파르테논 신전을 눈앞에서 보는 착각이 든다. 건물마다 엔타시스 양식의 돌기둥이 반복적으로 이어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프로방스와 그리스 에게 해의 화산섬 산토리니는 마을 주도로를 사이에 두고 남서쪽과 남동쪽에 각각 둥지를 트고 있다. 프로방스 풍 붉은 지붕의 성곽 양식과 파란 원형 지붕과 하얀 벽으로 정평이 난 산토리니 풍광이 아찔한 대비를 이룬다.
마을은 모두 66동의 건물로 이뤄진다. 각 동의 1층에는 레스토랑, 카페, 로드숍 등 상가가 포지해 있다. 2층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임대 공간. 3층은 주민들의 주거 공간이다.
주민들이 호흡하고 생활하는 건물 사이사이를 오가는 투어니, 이게 생동감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핫플레이스는 역시나 산토리니 섹터다. 흰색과 청색의 대비가 가을 하늘 만큼이나 산뜻하다. 건물 사이로 난 골목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천사의 날개’나 등대 모양의 빨간 우체통은 지중해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토 존이다. 심호흡 하고 셀카 한장 찰칵. 어라, 묘하다. 얼핏, 지중해 바다향이 스쳐간 것 같다.
▶ 지중해 마을 즐기는 Tip = 지중해마을 주소 충남 아산시 탕정면 탕정면로 36(탕정면사무소). 7월에는 아티스트 레지던스가 문을 열었다. 드로잉, 사운드 등 다채로운 분야의 작가들이 입주해 있다. 지중해 스테이로 딱인 곳은 한국파워블로거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 형식이다. 주말에는 유럽풍 플리마켓도 열린다. 한달에 두번이다. (041)544-0929
◇ 스위스 동화 마을 ‘가평 스위스 마을’
프랑스, 스위스까지. 가평은 그야말로 ‘미니월드’다. 미니 프랑스 마을을 표방한 전통 미니월드 터줏대감 ‘쁘띠 프랑스’에 이어 요즘엔 이 옆마을 ‘스위스’가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마치 알프스 산자락의 앙증맞은 스위스 마을 하나를 통째 들어다 가평에 콕 박아놓은 느낌. 오르막 길을 따라 양옆으로 동화 속 그림 같은 알프스 산장들도 줄줄이 늘어서 있다. 워낭 소리도 연신 들려올 것 같은 곳.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다. 지난 5월 문을 열었으니 미니월드 새내기다. 하지만 내공, 장난이 아니다.
스위스 풍 건축물은 기본 중의 기본. 여기에 초원과 푸른 하늘의 스위스 자연풍광, 다양한 테마관, 박물관, 포토존, 트릭아트까지 모두 스위스와 관련된 오브제로 꾸민 곳이다.
테마파크 초입 부터 관람객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길 양옆으로 뻗은 스위스풍의 건물들. 여기서 부터 스위스로 공간이동이다.
360도, 입체적 각도로 전후좌우 둘러봐도 어김없이 스위스. 어느 각도로 셀카를 찍어도 또, 스위스다. 절묘한 각도만 완성하면 스위스에서 직접 찍었다고 해도 속을만한 전경.
에델바이스 테마파크가 더 매력적인 건 테마 구성이다. 각각의 건물이 스위스와 관련된 테마관으로 이어진다. 우선 치즈 박물관 입구에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반갑게 맞아준다. 안으로 들어서면 치즈관. 치즈의 기원·역사 뿐 아니라 스위스의 정통 치즈 제조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디오라마’로 연출해 주니 아이들 열광한다.
치즈 박물관 이외에도 365일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산타 빌리지 테마관도 압권. 여기에 또 하나 아이들 워너비 공간이 있다. 영화 ‘찰리와 초콜렛 공장’의 주인공 찰리가 초콜렛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초콜렛 박물관이다. 커피 박물관, 러브 프로포즈 테마관은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포인트. 베른 베어 테마관은 스위스의 수도 베른의 상징인 곰이 테마다. 어른 키가 부쩍 넘는 거대한 곰인형이 전시돼 있고 탈인형까지 직접 써볼 수 있으니 인기. 눈만 즐거운 게 아니다. 치즈체험, 초코렛체험, 커피체험, 클레이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이어진다. 하이디도 깜짝 놀랄 만 하다.
▶ 가평 스위스 마을 즐기는 Tip = 주변 청풍호반을 따라 펜션들이 늘어서 있다. 어떤 곳을 골라도 후회없는 가을 풍광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스위스 테마파크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wissthemepark.com) 참고.
■ 만추홍엽 미니월드 버킷리스트
1. 가평 쁘띠 프랑스
- 프랑스 남부 ‘도빌’ 같은 도시를 통째 옮겨 놓은 곳. 만산홍엽(萬山紅葉), 최고의 가을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앙증맞게 둥지를 트고 있는 곳이 쁘띠 프랑스다. 기념관에선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의 원본 노트까지 볼 수 있다. 오르골 하우스에선 이 곳을 만든 한홍섭 회장이 유럽 곳곳을 직접 돌며 수집한 골동품 오르골이 10점 넘게 전시돼 있다. 개당 1억원이 넘는 고가 제품들이다. 마을 뒤편 5㎞의 산책로 ‘문학이 있는 길’도 매력. www.pfcamp.com
2. 남해 독일 마을
1960년대에 산업역군으로 독일에 파견되어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독일거주 교포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제공해준 곳.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동천리, 봉화리 일대 약 100,000㎡의 부지에 걸쳐 조성돼 있다. 휴양지와 관광객을 위한 민박으로도 운영되면서 최고의 여행포인트로 떴다. 남해독일마을.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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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품격높은 프랑스 레스토랑이 모이면서 형성된 테마형 마을.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디자인 공간인 프로방스 리빙관, 허브관과 감각 공간인 패션관, 유럽풍 베이커리와 카페로 구성돼 있다. 키스링 마늘빵은 연인들 사이에 꼭 먹어봐야하는 명물로 통한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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