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희섭, 서재응, 그리고 김병현. 큰 물에서 놀던 광주일고 삼총사는 돌고 돌아 19년 만에 다시 뭉쳤다. 지난 2014년 4월 10일 김병현이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같은 유니폼을 입는 ‘동료’가 됐다. 1995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이후 처음으로.
생각조차 못했던 재회다. 하지만 함께 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광주일고 삼총사는 KIA에서 함께 두 시즌을 보냈으나 1군에 뛴 시간은 많지 않았다. 셋이 함께 한 시간은 더 없었다. 지난해에는 최희섭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으며, 올해는 김병현이 스프링캠프 도중 맹장수술로 합류가 늦었다.
김병현이 지난 5월 17일 1군 엔트리에 올랐을 때는 서재응의 이름이 없었다. 서재응은 하루 전날 빠졌다. 그리고 허리를 다친 최희섭이 지난 5월 29일 말소 뒤 1군에 다시 등록되지 않았다. 그렇게 엇갈림 속에 3명의 이름이 KIA의 1군 엔트리에 동시 올라간 적은 단 ‘하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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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응(왼쪽)과 최희섭(오른쪽)은 2016년에도 KIA의 유니폼을 계속 입을까. 사진=MK스포츠 DB |
시즌을 마친 KIA는 이제 새로운 시즌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재계약 등 선수단 구성 관련한 일도 한가득. 그 가운데 광주일고 삼총사의 거취는 최근 화제가 됐다. 특급 활약까진 아니어도 여전히 상징성이 큰 선수들이다.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의 각각 입장이 있으며 복잡한 이해관계 속 예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이 KIA에서 세 번째 시즌을 함께 맞이할 가능성이 있을까. 선수의 의사는 일단 구단에 전달됐다. 서재응과 김병현은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다. ‘더 뛰고 싶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그러나 최희섭은 다른 입장이다. 은퇴를 고심하고 있다. 최희섭은 허리 통증으로 ‘더 이상 힘들 것 같다’라며 구단에 현역에서 물러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그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 내달 27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팀당 보호선수 40명)를 앞둬 셈법이 복잡하나 이들을 완전 배제하진 않았다. 김병현의 경우, 팀에서도 여전히 활용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불펜에 힘을 실어 줄 자원으로 여기고 있다.
KIA는 최희섭과 좀 더 대화를 할 예정이다. 또한, 코칭스태프 의견 조율 및 구단의 입장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다양한 논의 속에 보다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다. 그리고 서재응의 현역 연장 의사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베테랑을 예우하며 등 떠밀 듯 내칠 뜻은 없다. 다만 ‘경우의 수’가 발생할 여지는 있다.
서재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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