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김원익 기자] NC 다이노스가 나성범(26)의 투수 기용 등의 다양한 파격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의미는 무엇일까? 만약에 대한 대비. 포스트시즌 많은 상황을 두고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미다.
NC는 16일 창원구장에서 주전으로 구성된 N팀과 고양 다이노스 선수가 주축이 된 C팀으로 나뉘어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포스트시즌 대비 치러진 4번째 청백전. 이날 NC는 N팀으로 김종호-박민우-이종욱-테임즈-조영훈-나성범-이호준-손시헌-지석훈-김태군 등 주전 선수들이 모두 경기에 출전했고 백업 멤버들도 대부분 교체로 경기에 나섰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성범의 활약. 이호준과 함께 백투백 홈런을 때려 경기 승리를 이끈 나성범은 7이닝으로 진행된 경기 후반 등판해 세이브까지 올렸다. 지난 13일, 15일에 이은 3번째 등판이다.
↑ 나성범이 16일 열린 자체 평가전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물론 나성범이 투수로 더욱 촉망받는 재능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타자로 완전히 전향한지 벌써 수년이 지났다. 특히 2012년 NC 2라운드 10순위로 프로에 지명된 이후에는 투수 등판이 없는 나성범이다.
그런데 플레이오프를 앞두도 무려 3차례나 연속해서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청백전에서의 포지션 변화는 그뿐이 아니었다. 모창민이 2루수로 나서고 조평호가 3루수를 보는 등 야수진도 여러 포지션 변화에 대비해 경기를 치렀다.
김경문 NC 감독의 의중은 무엇일까? 김 감독은 “나성범의 경우는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한다. PS에서 연장 승부도 펼쳐질 수 있고 여러 상황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면서 의미를 제한했다. 그러면서 “연장 15회 등의 상황이 펼쳐져 투수진이 소모되는 상황이 아니면 등판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 혹시나 하는 차원에서 준비를 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만약에 등판하게 된다면 고등학교처럼 투수로 나온 이후에 타자로도 나오고 그렇게 쓸 수는 없다”며 경기 후반 극적인 상황 나성범을 투수로 제한적으로 활용한 이후에 교체해주겠다는 뜻도 에둘러 전하기도 했다.
등판할 가능성은 일단 매우 낮지만 분명 쇼맨십이나 이벤트 차원의 등판이 아닌 만약의 변수를 대비한 차원의 준비다. 실제로 첫 번째 등판에서 강속구 위주의 투구를 했던 나성범은 코칭스태프로부터 변화구를 던져보라는 주문을 받고 16일 경기서는 슬라이더를 시험해 보기도 했다.
16일 홈런에 세이브까지 올리는 만능 활약을 한 나성범은 “연투를 했더니 힘든 것 같다. 역시 투수가 쉬운 포지션이 아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투수 등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나성범은 “일단 내가 나가고 싶다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준비하라는대로 하겠다. 실제 등판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지난 등판 이후에는 코치님이 변화구도 한 번 던져 보라고 하시더라. 오랜만에 던지니까 변화구가 잘 들어가지 않아서 아쉽다”며 투구에 대한 감추지 못한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물론 본업이 먼저다. 나성범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떠올리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선수들이 침착하게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나 또한 이번 포스트시즌은 팀에 더 도움이 되는 활약을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동시에 “모창민과 같은 경우도 그렇다. 우리 선수들 중에서는 여러 변수들에 맞춰서 많은 포지션들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며 에둘러 여러 변화들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제한된 선수들을 바탕으로 최선의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대비. NC의 파격의 포지션 변화의 의미는 그것이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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