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미라클 두산’이 새로운 피들로 채워지고 있다.
과거 두산 베어스의 끈끈한 야구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 주역들의 상당수는 팀을 떠났거나, 선수 생활을 마쳤다. 그리고 여전히 두산의 기둥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 새로운 주역들이 또 다른 미라클을 이끌고 있다.
두산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마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3년 이후 2년만의 가을야구 도전. 첫 단추를 훌륭하게 꿰었다. 특히 1,2차전 승리로 장식한 이후 3차전을 패했다. 4차전도 6회까지 2-9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이후에만 무려 9점을 뽑는 기적같은 역전승으로 기분 좋게 PO행 열차를 탔다.
이번 시리즈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주축선수들의 분전속에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가을야구 주역으로 성장한 모습이었다. 특히 기존에는 활약이 미미했던 선수들도 완전히 알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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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경민은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선봉장으로 우뚝 섰다. 사진=김재현 기자 |
올해 이전까지는 2012년과 2013년까지 도합 14경기에 나섰지만 1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대타와 대수비로 나와 14타석만 소화했던 허경민이었다. 지난 2013년 한국시리즈 6경기서 타율 4할을 기록하며 보여줬던 ‘가을야구 DNA’를 유감없이 증명했다. 향후에도 테이블세터를 이룰 것이 유력한 허경민은 두산의 새로운 가을야구 선봉장으로 성장했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지만 교체멤버로 나와 4경기 타율 5할5푼6리(9타수 5안타)를 기록한 최주환도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특급 조커였다.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타석에 들어설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이며 2득점도 올렸다. 최주환 역시 올해 전까지는 가을야구에 도합 7경기 출전 타율 7푼7리에 그쳤다. 내야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최주환의 뜨거운 감은 두산에게는 큰 힘이다. 야수쪽에는 추가로 박건우와 정진호가 데뷔 이후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기도 했다.
김현수, 민병헌, 오재원, 정수빈, 김재호 등의 다수의 가을야구 유경험자들과 함께 어우러진 이들의 활약으로 두산은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다.
마운드쪽에도 새 얼굴의 발견이 있었다. 투수조 조장인 이현승은 사실 새 발견이라고 하기에는 경험이 많다. 기존까지 포스트시즌 10경기서 1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84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경험이 2006년 현대 시절 3경기와 2010년 두산 소속으로 7경기에 나온 것이 전부였다. 무려 5년을 거슬러가야 하는 경험들이다.
경기 비중과 역할도 완전히 달라졌다. 마무리 투수로 3경기에 나와 3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2세이브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준플레이오프 MVP는 이례적으로 마무리투수에게 돌아갔는데, 그 주인공은 당연히 이현승이었다. 본인의 포스트시즌 첫 마무리 데뷔를 성공적으로 장식하며 이제 두산의 수호신으로 완벽하게 거듭난 새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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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이제 두산은 3위로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그리고 이런 도전을 이끄는 새로운 주역들이 어느덧 선수단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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