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시리즈 스윕을 향해 달려가던 두산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두산은 지난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 준플레이오프 넥산과 3차전서 2-5로 패했다.
팀 타선이 밴헤켄에 7회까지 무실점으로 꽁꽁 막혔다. 넥센 선발 투수 앤디 밴헤켄이 ‘에이스’답게 정말 잘 던졌다. 밴헤켄 공략의 답을 찾기는 버거웠다. 반면 최근 부진 탈출을 노린 선발 유희관은 집으로 돌아온 ‘넥벤져스’의 홈런 2방에 고개를 숙였다.
한 번은 삐끗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의 삐끗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소용돌이로 휘말리게 한다.
두산은 여기에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NC가 마산에서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만약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선발’ 더스틴 니퍼트 카드를 소모한 채 올라가는 것은 크나큰 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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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투수 이현호가 14일 목동 넥센전 선발 투수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 나선다. 사진=MK스포츠 DB |
이현호에게 내려진 특명은 바로 10일 전 보여준 담력을 완벽 재현하기다. 이현호는 이미 포스트시즌과도 같은 경기에서 선발 경험을 가졌다. 바로 시즌 최종전인 지난 4일 잠실 KIA전. 두산은 이날 승리를 해야 3위가 가능했다. KIA도 패배를 한다면 5강이 좌절되는 상황. 두 팀은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이현호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시 이현호가 경기 초반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스와잭을 투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이현호는 배짱 넘치는 투구로 KIA 타자들을 완벽 제압했다. 거침없이 묵직한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과감히 꽂았다. 결과는 5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현호는 이날 승리 후 “긴장 하지 않고 부담감도 덜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두둑한 담력을 자랑했다.
김 감독은 평소 부진한 투수들에 대해 마인드를 많이 지적했다.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공을 던져야 한다는 것. 이런 좋은 예시에는 이현호가 들어간다. 김 감독은 “이현호는 3일만 쉬고 나가도 자신 있다고 이야기 하더라. 자신감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한 바 있다.
담력이 센 이현호에게 더욱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기록도 있다. 이현호는 올 시즌 넥센전에서 6경기 구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이 중 목동구장에서의 성적은 3경기(6⅓이닝) 등판 1홀드 10탈삼진 평균자책점 2.84로 더 좋았다. 올 시즌 좌타자(피안타율 3할3푼3리)보다 우타자(피안타율 1할9푼6리)에 강했던 점도 넥센을 상대로 나쁘지
마치 지난 10일 전과 비슷한 모양새다. 더 좋은 환경으로 팀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 총력전이 가능한 두산은 스와잭을 이현호 뒤에 대기시킨다. 이현호의 첫 가을 야구에 내려진 특명. 바로 10일 전 보여준 두둑한 담력을 완벽 재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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