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모두가 강정호(28·피츠버그)의 부상을 잊어갈 때쯤,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1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LA다저스의 경기. 다저스가 1-2로 뒤진 7회말 1사 1, 3루 하위 켄드릭 타석에서다. 켄드릭이 투수 뒤로 빠지는 타구를 때렸고, 2루수 다니엘 머피가 이를 잡아 2루 커버에 들어간 유격수 루벤 테하다에게 토스했다.
테하다가 공을 잡은 상태에서 한 바퀴 돌면서 1루에 송구하려던 찰나, 1루 주자 체이스 어틀 리가 깊은 슬라이딩으로 테하다를 가격했다. 다리가 걸린 테하다는 넘어졌고,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 슬라이딩인가, 태클인가. 사진=ⓒAFPBBNews = News1 |
지난 9월, 크리스 코글란의 태클에 걸려 무릎 반월판이 파열되고 정강이뼈가 부러졌던 강정호의 부상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다.
이번에는 파장이 더 컸다. 모든 야구계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결정적인 순간, 이 같은 부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선수가 다쳤고, 경기 흐름이 바뀌었으니 파장이 일어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일이다.
반응도 사뭇 다르다. 강정호의 부상은 현지에서 ‘불운한 부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서 2루 보호 규정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같은 팀 동료 프란시스코 서벨리조차 “홈에서는 태그 아웃을 해야 하지만, 2루에서는 포스 아웃을 하면 된다”며 보호 규정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어틀리의 팀 동료들과 일부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그의 슬라이딩이 과격했고, 보호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토리 메이저리그 부사장조차 “어틀리가 고의로 한 것은 아니겠지만, 슬라이딩이 늦었던 것은 확실하다”며 문제가 있는 슬라이딩이었다고 말했다.
은퇴 선수부터 다른 팀 현직 선수들도 앞 다투어 이번 장면에 대한 반응을 내놓고 있는데, 대세는 어틀리의 태클이 과격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명예의 전당 입회 멤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어틀리의 슬라이딩과 그 이후 장면이 보기 불편하다. 2루수로서 그는 병살타를 막을 생각을 했어야지, 다리를 부러뜨리려고 했으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외야수 저스틴 업튼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툴로위츠키같은 슈퍼스타 유격수가 저런 일을 당했다면 당장 내일부터 ‘툴로 룰’이 도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강정호는 병살 처리 중 상대 주자에 걸려 큰 부상을 입었다.사진=ⓒAFPBBNews = News1 |
메이저리그도 변화를 준비 중이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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