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패, 그 이상의 위기다. 넥센이 첫 판을 내줬다. 5선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선을 빼앗겼다.
한 경기 졌다고 위기라는 표현이 섣부를지 모른다. 총 24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결과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지대한 영향(83.3% 확률)을 끼쳤다. 하지만 2009년 이후로 범위를 좁힐 경우, 오히려 1차전 패배팀이 더 유리했다(66.7% 확률).
하루 만에 180도 달라질 수 있는 게 야구다. 같은 선수 구성으로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야구는 모두 다르다. 내용도 결과도. 설욕을 다짐하는 넥센은 ‘달라질’ 경기력으로 반격의 1승을 노리고 있다.
원정인 잠실구장에서 1승 1패는 넥센의 구상에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다. 어차피 넥센은 3,4차전에서 승부수를 띄우려 했다. 하지만 1승 1패가 아닌 2패가 된다면, 넥센은 벼랑 끝에 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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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에 3-4로 역전패를 했다. 필승조를 가동하고도 졌기에 상처는 더욱 컸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삼총사는 지난 10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5볼넷 1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의 리드를 모두 못 지켰다. 7회와 9회 실점은 4사구가 발단이 됐다. 그 과정에서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장기전인 정규시즌과 운영 방식은 다르다. 그러나 부하가 걸리려는 건 맞다. 조상우는 사흘 간격으로 5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졌다. 손승락(1⅔이닝)과 한현희(1⅓이닝)의 투구수도 총 42개씩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하루 뒤 치르는 2차전에 조상우의 1이닝 등판 가능성을 열어뒀다. 승부수를 띄워야 할 상황에 아끼지 않겠다는 것.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시리즈의 특성상, 누적된 피로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들이 안 나오고 넥센이 이기는 것이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선발투수 피어밴드의 완투승, 다른 하나는 이른 타선 폭발로 대승이다.
피어밴드는 올해 30경기에서 완투승 경험이 없다. 가장 길게 던진 건 8이닝(2번)이었다. 지난 9월 12일 삼성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시즌 12승째를 올렸다. 하지만 최근 대량 실점으로 흔들린 적이 많았다.
+@가 뒤를 받쳐줘야 한다. 넥센은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투수 11명을 등록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같다. 김대우, 김상수, 하영민, 마정길은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등판 기회가 없었다. 막판 짧은 이닝을 책임질, 가용 가능한 자원은 충분하다.
기본 바탕은 활발한 공격이다. 많은 득점을 해야 한다.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을 찬스이기도 하다. 그리고 넥센이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요소다.
정규시즌 막바지 폼이 가라앉았던 넥센 타선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답답했다. 8회 1점을 뽑는 과정(안타-안타-희생타)이 인상적이었으나 그 응집력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앞서 점수를 뽑은 것도 박동원과 박병호의 홈런 2방이었다.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초반 찬스를 그르치며 경기를 매우 어렵게 풀어갔다. 안타 생산 능력은 상대가 훨씬 뛰어났다. 찬스를 만드는 능력까지.
두산과 비교해 넥센의 강점은 불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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