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 '우리는 한 팀' 배상문·대니 리의 어깨동무

'코리아'라는 공통점으로 하나 된 팀이 2015 프레지던츠컵 둘째 날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이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한국 선수인 배상문(29)과 한국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 이민 간 교포 대니 리(25)는 9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7천380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포볼 경기에서 한 조를 이뤘습니다.

포볼은 같은 조에 속한 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를 하고, 더 좋은 성적을 팀의 성적으로 채택하는 방식의 경기입니다.

인터내셔널팀 2조에 배치된 배상문과 대니 리는 미국팀의 리키 파울러-지미 워커와 맞대결을 했습니다.

둘은 한국 혈통이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이웃으로 지낸다는 공통분모가 있어 절친하게 지내는 사이입니다.

친분을 바탕으로 한 팀워크는 이날 경기 내내 은은하게 흘러 넘쳤습니다.

1번홀(파4)에서 배상문은 두 번째 샷을 그린 바로 앞 벙커에 빠트렸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퍼올려 핀 30㎝ 거리에 붙이는 데 성공해 파를 기록했습니다.

이 덕분에 1번홀을 동점으로 시작한 배상문과 대니 리는 주먹을 맞부딪치고 어깨동무를 하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3번홀(파5)에서 티샷을 하고 걸어갈 때도 배상문은 대니 리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5번홀(파3)에서 배상문이 버디 퍼트를 넣었을 때는 둘이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

상대팀에 뒤지는 상황에서도 둘은 대화로 긴장을 풀며 좋은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인 최경주도 이날 배상문·대니 리와 동행하며 심리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세계 남자골프 '별들의 축제'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자연스럽게 '한국팀'이 결성되자 관람객들의 응원도 더욱 달아올랐습니다.

대회장을 찾은 팬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거나, 세계적인 선수가 날린 멋진 샷이나 퍼트 자체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2조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배상문·대니 리의 승리를 염원하는 응원을 많이 보냈다. 파울러나 워커가 좋은 플레이를 할 때 감탄사를 내뱉으면서도 인터내셔널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팬들은 이들이 홀 사이를 이동할 때 "배상문 파이팅!", "이진명(대니 리의 한국 이름)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줬습니다.

배상문과 대니 리가 프레지던츠컵에서 한 조로 뛰는 것은 한국 골프팬들이 기대했던 장면이기도 합니다.

대회 개막일인 전날 포섬 경기에서 배상문은 출전하지 않았고, 대니 리는 마크 레시먼(호주)과 한 조로 뛰어 아쉬움을 남긴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