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숨 막히는 연장 명승부. 이변은 없었다.
올해 최초로 시행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넥센 히어로즈가 두둑한 뒷심으로 단 한 판에 끝냈다. 치열한 5위 쟁탈전을 벌이며 와일드카드를 거머쥔 SK 와이번스는 허무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를 11회 연장 승부 끝에 SK의 어이없는 끝내기 실책에 힘입어 5-4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에 성공했다.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 넥센은 이날 이기거나 비기기만 해도 준PO 진출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SK는 벼랑 끝에 몰린 상태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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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히어로즈 투수 조상우가 동료들의 환호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
4위의 자존심을 지킨 넥센은 10일 잠실구장에서 3위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갖는다.
예상대로 양 팀 에이스가 맞붙은 투수전이었다. 출발은 넥센이 좋았다. 밴헤켄이 1회를 무사히 넘긴 반면 김광현은 1회부터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넥센은 심각한 제구 난조를 보인 김광현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는데 만족해야 했다. 넥센으로서는 아쉬운 1회, SK는 천만다행인 1회였다.
김광현은 1사 후 3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몰린 뒤 유한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을 했다. 이어 김민성마저 볼넷으로 출 허용. 1회에만 볼넷 4개를 헌납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위기에 강했다. 박헌도를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후 4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밴헤켄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고, 김광현도 안정을 찾았다.
침묵하던 SK는 5회 반격을 시작했다.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던 밴헤켄을 상대로 브라운이 좌월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노히트가 깨진 밴헤켄은 급격히 흔들렸다. SK 타선은 밴헤켄의 포크볼에 적응한 듯 안타를 만들어냈다. 박정권이 2루타로 흐름을 이은 뒤 김성현의 희생번트 때 3루까지 진루했다.
SK는 정상호가 1루수 번트 아웃으로 찬물을 끼얹었으나 나주환이 좌중간을 뚫는 역전 3루타를 때렸다. 이어진 넥센 수비의 실책으로 나주환은 홈까지 밟아 3-1로 달아났다. 넥센의 아쉬운 수비 뒤로 빛났던 나주환의 질주였다.
김광현은 5회까지 1실점으로 책임졌다. 투구수는 88개에 불과했으나 SK가 먼저 켈리 교체 카드를 꺼내 승부수를 던졌다. 켈리는 6회를 실점 없이 막아내 3-1 리드를 유지했다.
밴헤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2사 후 정상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렸다. 나주환과 이명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만루 위기. 손승락이 밴헤켄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김강민을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았다. 밴헤켄은 6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선발 역할을 다했다.
1-3으로 밀린 넥센은 7회말 뒷심을 보였다. 반격의 시작. 서건창이 1사 후 켈리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만들었고, 고종욱의 적시 3루타가 터지며 2-3으로 추격했다. 이어 이택근의 1루수 땅볼 때 고종욱이 홈을 파고들어 극적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의 에이스 밴헤켄과 김광현은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넥센은 손승락이 ⅓이닝 무실점으로 원포인트 릴리스를 소화한 뒤 조상우가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 완벽투로 막아내 9회까지 책임졌다.
결국 3-3으로 맞선 연장 승부. 조상우는 연장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2사 1, 2루 위기서 김성현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조상우는 3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철벽 마무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SK는 마무리 정우람이 든든하게 10회를 무실점으로 지켰다.
연장 11회초. SK는 바뀐 투수 한현희를 지독하게 괴롭혔다. 한현희는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2사 1, 3루 위기. 한현희는 병살 찬스를 놓친 뒤 포일로 3루 주자 나주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뼈아픈 실점. SK가 다시 4-3으로 리드를 잡았다.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넥센의 뒷심은 강했다. 넥센은 1사 후 김민성이 정우람을 상대로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스나이더가 극적인 4-4 동점 2루타를 터뜨렸다. 결국 1사 2루서 정우람은 윤길현과 교체돼 김하성을 고의사구로 거른 뒤 박동원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4-4 동점인 11회말 2사 1, 2루 상황. 서건창과 바뀐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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