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리빌딩, 2015년 KIA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당초 ‘대권’을 넘볼 팀이 아니었다. 냉정하게 외부평가는 물론 내부평가도 그랬다. 스스로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봤다. 개막 직전 윤석민의 복귀로 가장 큰 불안요소인 뒷문을 단단히 했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모든 걸 메울 수는 없었다.
그러나 도전의식까지 접지 않았다. 해볼 때까지 해봤다. 포기란 없었다. 개막 6연승을 내달리며 순위표 맨 위까지도 가봤다. 이후 내리막과 오르막을 탔지만 한 번도 9위와 10위까지 추락하지 않았다. 9위와 10위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KIA의 순위였다. 현실은 달랐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KIA는 막판 4경기에서 3승 1패를 하면 가을야구행 막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승도 하기 전 2패를 했다. 어쩌면 오래 전 놓쳤을 티켓을 마지막까지 SK에 가시방석을 선물하며 옥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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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는 최강이 아니다. 그러나 최약도 아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으며, 그 희망을 보여줬다. 사진=MK스포츠 DB |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점점 ‘원 팀’으로 다듬어졌다. 팀 분위기는 최고. 선수들은 패배의식을 지웠다. 자신감을 가졌다. 그들은 끝까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누구도 안 될 것이라고는 일말의 생각도 없다.” 기적이 필요한 순간에도 KIA 선수들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또한 투지도 불탔다. 가을야구의 희망이 끝난 날의 기분을 두고두고 간직할 것이다.
재미도 한가득. 팬은 끝까지 순위 경쟁의 재미를 느꼈으나 선수들은 야구 본연의 재미를 만끽했다. 시즌 내내 “다시 야구하는 게 재밌다”라는 말을 하는 선수가 ‘한 트럭’으로도 모자랐을 정도였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지도 아래, KIA는 조금씩 깨어났다. 야구의 재미와 함께 이기는 재미까지.
KIA는 꽤 많은 선수가 1군 엔트리에 올랐으며, 15명의 투수가 선발 등판했다. 다른 팀과 비교해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선수층은 두껍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 악령은 질리도록 찾아왔다. 잇몸으로 버텼다. 개막전 선발 라인업 가운데 1군 엔트리에 한 번도 안 빠진 건 브렛 필과 이범호 밖에 없다. 막판에는 선발진마저 붕괴됐다. ‘에이스’ 양현종의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 속에서 많은 자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부터 기대감을 키웠던 임준혁은 마침내 잠재력을 발휘했다. 후반기에는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는 박찬호를 비롯해 김호령, 오준혁 등 발 빠른 젊은 외야수를 발굴했다. 또한, 고민 많던 포수에도 한방을 지닌 백용환과 이홍구가 등장했다. 김광수, 최영필, 심동섭도 불펜에서 소금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게 좋지는 않았다. 투타 부조화 속에 엉망이었던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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