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滿山紅葉)’. 맞다. 이맘때 누구나 맛보는 메인요리가 단풍이다. 핵심은 레시피(요리법)다. 집밥 달인 백종원식 간편 단풍식을 원한다면 자전거 양념 톡톡 털어넣은 북한강으로 떠나시라. 최현석 셰프식 ‘허세’를 떨고 싶다면, 오른손을 허공에 뻗은 뒤 손목을 꺾어 ‘열차’ 소금 투하. 남이섬 코스다. 마지막, 이연복 셰프식 극강의 단풍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함백산이다. 단풍, 훅진다. 당장, 떠나시라.
◇ 담백한 단풍 나들이…유명산 두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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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물머리 |
가평의 남이섬을 끼고 북한강을 벗어나면 곧바로 홍천강이다. 강폭이 넓고 수심이 얕아, 특히 강변 풍경이 아름답다는 평. 당연히 가을 자전거 드라이브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홍천강 상류는 서석면의 고양산ㆍ아미산, 내촌면의 백암산ㆍ백우산의 총천연색 단풍들이 화려함을 뽐낸다. 하이라이트는 ‘홍천 9경’중 하나인 백암산. 가령 폭포 인근은 그야말로 숨은 단풍 포인트다.
홍천강이 동면에 이르면 노천리 공작산에서 발원한 덕치천이 합류한다. 홍천 9경 중 하나인 인근 금학산 정상도 놓치지 마실 것. 홍천강이 노일리를 태극 모양으로 휘돌아 나가는 절경을 맛볼 수 있다.
주변을 돌아봤다면 이젠 핵심, 두물머리 단풍 공략. 두물머리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물안개 자욱한 새벽 풍경이다. 이 멋스러운 장면을 사진에 담기 위해 사시사철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니, 필히 새벽녘에 떠나시라. 두물머리의 터줏대감 느티나무도 볼거리. 수령 400년이 넘는 이 느티나무는 한 그루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몇 그루인지는 직접 가서 헤아려 보시라.
▶ 단풍 자전거 메카 북한강변길 즐기는 Tip = 출발점은 두물머리. 느티나무가 있는 옛 두물머리 나루터에서 강변으로 산책로가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양수리 마을로 나온 뒤, 서종 청평 방면 352번 지방도로를 타면 된다. 바로 왼편이 운길산. 자전거 도로는 두물머리에서 11㎞ 떨어진 선모텔에서 끝난다.
◇ 체험형 단풍 열차…남이섬·수미마을
힐링 체험의 대명사 경기도 양평 수미마을을 찍고, 단풍 빼곡한 남이섬까지 둘러본다. 심지어 당일치기다. 타고가는 열차도 끝내준다. 대한민국 유일 2층 열차로 허세 단단히 떨고 있는 ‘ITX-청춘’. 열차계의 최현석이다. 출발은 오전 7시 용산역. 오전 8시면 바로 가평역이다. 그리고 이동하는 곳은 남이섬. 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10여분이면 닿는 남이섬은 대한민국 한류관광의 메카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라는 건 이젠 고전 책 만큼이나 식상한 스토리. 지금은 나미나라공화국(Naminara Republic)으로 불린다.
이 가을 베스트 포인트는 명불허전 ‘메타세콰이어의 길’. 길 양 옆으로 도열하 듯 뻗은 웅장한 나무의 기세는 이미 상징이 된 이미지다. 아, 지금쯤이면 중앙광장에서 별장에 이르는 무려 100여 m의 은행나무길도 노란 물결을 이룰 터. 아이전용 체험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되니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그만이다.
남이섬의 단풍을 맛본 뒤 쉴틈없이 이동하는 코스는 양평 수미마을. 이 마을에서 이 가을 꼭 해봐야 할 체험은 찐빵 체험과 농작물 수확 체험이다. 양대산맥 이들 체험이 끝나면 자연식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점심과 힐링 산책이 딱 대기. 수미마을에서의 숨가쁜 일정을 마치고 남춘천역으로 출발, ITX-청춘에 오르면 꽉찬 당일치기 일정이 마무리된다.
▶ 단풍 열차 즐기는 Tip = 코레일관광개발(www.korailtravel.com)이 ‘양풍 수미마을 찐빵체험·남이섬’ 당일치기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출발요일은 수, 토, 일. 비용은 성인기준 3만9500원씩이다. 1544-7755
◇ 하늘을 품는 단풍 드라이브…함백산 만항재
태백에서 백두대간을 휘돌아 영월. 고한읍에서 만항재 방면으로 난 414번 지방도. 이 길로 향할 땐 필히 레드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을 들어야 한다. 가을 하늘과 맞닿은 길. 그래서 하늘과 경계에 닿았다는 ‘아찔한 드라이브 코스’가 만항재다. 드라이브 코스 시작점은 정암사다. 정암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4년(645)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정암사라는 이름도 절묘하다. 숲과 골짜기는 해를 가리고 멀리 세속의 티끌이 끊어져 정결하기 짝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연히 유서도 깊다. 오대산 상원사-양산 통도사-영월 법흥사-설악산 봉정암과 함께 석가모니의 정골사리를 모시고 있는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이다.
정암사에서 계속 남행하면 정선-영월-태백의 경계를 이룬다는 만항재다. 이 고개가 끝내준다. 무려 해발 1340m. 국내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고도를 자랑하는 길이다. 정상에는 우람하게 솟은 낙엽송들이 노란 가을 옷으로 갈아 입는다. 정상에 오르면 두 개의 비포장 드라이브 코스가 기다린다. 하나는 함백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 또 하나는 혜선사를 지나 상동읍 소재지로 가는 길이다. 비포장도로는 꼭 4륜 구동차를 가져가실 것.
▶ 단풍 드라이브 만항재 즐기는 Tip = 지리산 정령치(해발 1172m)나 강원도 운두령(해발 1089m)보다 높다. 그만큼 드라이브로 그만. 가을엔 필히 화방재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해야 한다. 태백산 봉우리가 눈 앞에 버티고 있어 환상적인 단풍 절경을 자랑하기 때문.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 ‘산의 달인’ 가을 단풍 아지트
1. 엄홍길 대장의 도봉 포대능선
- 히말라야 스타 엄홍길 대장. 그에게 산을 물으면 십중팔구는 ‘도봉’이다. 고향인 경남 고성을 떠나 이사를 온 곳도 원도봉산 중턱이다. 아직도 엄홍길 집터가 남아 있다. 그가 으뜸으로 꼽는 단풍 포인트는, 엄홍길 집터~망월사~포대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른 뒤 도
2. 김미곤 대장의 설악 천당폭포
김미곤 대장(블랙야크)의 만추홍엽 아지트는 설악. 특히 김 대장이 꼽은 절경 코스는 ‘오색약수~설악폭포~대청~소청~희운각~양폭~비선대~설악동’루트다. 가을 별미로 치는 최고의 희운각~양폭 구간, 천불동 계곡 끝자락의 천당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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