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가 또 좌절됐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롯데는 지난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1-13으로 완패를 당하며 5강행 희망이 사라졌다. 이날 SK 와이번스가 1승을 추가해 롯데의 잔여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최근 KIA전 2연패는 롯데의 올 시즌 현실을 보여주는 경기력이었다. 수비가 완전히 무너지며 우왕좌왕 정신이 없었다. 2경기에서 기록에 나타난 실책만 7개였다. 끊임없이 선수가 교체됐고, 수비 위치도 수시로 변경됐다. 결과는 대패였다.
↑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씁쓸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롯데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롯데는 팀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의 소통 문제도 없어졌다. 선수들 스스로 “최고의 분위기”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까지였다. 단 1년 만에 모든 문제들이 사라질 수 없었다. 시즌 개막 이후 다시 소통 문제가 드러났다. 선수단의 메리트 논란에 이어 손아섭과 코칭스태프의 불통도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종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롯데의 선수단 운용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문제는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안정화의 실종이었다. 마운드 운용의 실패로 시즌 내내 뒷문 불안에 시달리다 시즌 막판 반짝 안정을 찾았다. 투수들의 확실한 보직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결국 확실한 선발과 불펜의 정립이 되지 않은 채 시즌 마감을 앞두고 있다.
롯데는 141경기에서 팀 타율 2할8푼1리로 5위에 올랐으나 팀 평균자책점은 5.04로 7위에 머물렀다. 또 수비 불안도 시즌 내내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실책은 신생팀 kt 위즈의 115개보다 1개 적은 114개나 기록했다. 총체적인 불안이 팀 전체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결정적인 8위 추락 원인이 됐다.
이 감독은 팀 케미스트리가 완전히 붕괴된 팀을 맡았다. 과정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지만, 첫 해 시행착오는 예상된 결과였다. 포스트시즌은 이미 좌절됐다. 올 시즌 실패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근본적인 변화의 발판이 돼야 롯데의 미래도 있다.
이젠 모기업 롯데그룹도 야구단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 구단주 대행 체제를 없애고 신동
이 감독은 이날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뒤 선수단이 모두 야구장을 떠나고 가장 늦게 퇴근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야구장을 빠져나가던 이 감독은 “참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씁쓸한 한 마디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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