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KIA 타이거즈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선수들의 눈빛 자체가 달랐다. 롯데 자이언츠전 2연승으로 마지막 5강행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배어있었다. 심지어 롯데를 만나기 전 KIA는 8위로 5강 경쟁 팀들 중 가장 순위가 낮았다.
김기태 KIA 감독도 30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요만큼 가능성만 있어도 유리한 쪽으로 생각해야 한다. 전승을 해야 하면 전승을 하자고 생각해야 한다”고 절대 포기 없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롯데에서 그런 투지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롯데는 지난 29일 사직 KIA전에서 실책 3개로 자멸한데 이어 또 실책 4개로 스스로 무너졌다. 전날보다 심각한 수비 집중력 실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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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롯데는 이틀 연속 5위 경쟁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경기력을 보였다. 5위 경쟁 자격 자체가 없는 졸전이었다.
롯데는 1회부터 폭투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린드블럼은 3회 무너졌다. 2사 후 1루 주자 신종길의 2루 도루 때 포수 안중열(주전 포수 강민호는 전날 투구에 맞아 휴식 차원으로 제외됐다)의 송구 실책으로 신종길이 홈까지 밟았다. 이어 김주찬과 이범호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0-5로 뒤졌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롯데 선수들의 추격 의지는 찾을 수 없었다. 5회 1사 1루서 필의 유격수 땅볼을 오승택이 놓쳤다. 아웃카운트 추가 없이 1, 2루 위기. 린드블럼은 이범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김호령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서 김주형의 유격수 땅볼 병살 찬스도 1루수 박종윤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놓쳤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실책성 플레이였다. 추가 실점으로 0-7까지 벌어졌다.
6회에도 어이 없는 실책이 속출했다. 대타 이후 좌익수로 들어간 김주현이 무사 1루서 신종길의 좌익수 평범한 뜬공을 잡지 못했다. 이어 1사 만루 위기서 이범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포수 실책이 더해져 두 명의 주자를 더 홈으로 불러들였다. 0-11로 뒤진 롯데는 사실상 포기 단계로 접어들었다.
롯데는 7회말 정훈의 2루타에 이어 최준석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겨우 영봉패 수모를 면했다. 선발 린드블럼은 시즌 마지막
얼마 전 전설적인 야구인 요기 베라가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은 이날 롯데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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