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에서 고의사구 전문 투수는 없다. 그런데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 29일 사직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흔희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KIA 구원투수 심동섭이 마치 고의사구 전문 투수인 것처럼 마운드에 선 것. 상황은 이랬다.
KIA는 5-4로 앞선 7회말 선발투수 임준혁이 그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오승택의 희생번트 때 1사 2루를 만들었다. 동점 위기. 임준혁의 역투는 여기까지였다. 한승혁이 마운드에 올라 문규현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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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KIA 마무리 윤석민이 8회말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후 동료들의 축하속에 공수교대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심동섭의 역할은 단지 고의사구였다. 진귀한 장면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종전 투수 한승혁이 고의사구를 내보내거나 고의사구를 거른 뒤 계속 승부를 한다. 하지만 KIA의 선택은 심동섭 이후 마무리 투수 윤석민의 투입이었다.
결과적으로 KIA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윤석민은 대타 김주현을 포수 플라이로 처리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이후 2이닝을 더 책임져 무실점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윤석민은 2⅓이닝 동안 투구수 47개를 기록하는 투혼을 벌이며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 하나. 심동섭은 윤석민을 위한 위대한 희생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상대 타선을 헷갈리게 하기 위한 교란작전의 한 수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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