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KIA 선발 투수 김광수(34)의 893일만의 선발 등판은 허망하게 마무리됐다. 적에게 공격당한 것이 아니라 아군에게 흔들렸다.
김광수는 28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등판해 1⅔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시즌 4패(4승)째를 기록했다.
구원 투수인 김광수의 선발 등판은 팀 상황 상 고육지책의 결정이었다. 조쉬 스틴슨의 부상 이탈과 기존 토종 선발진의 부진이 겹친 데다 8연전에 따른 선발 자원의 부족이 생겼다. 김광수의 최근 선발 등판은 893일 전인 지난 2013년 4월 18일 NC전(2이닝 2실점)이었다.
↑ KIA 김광수가 893일만의 선발 등판에서 쓴 맛을 봤다. 사진=MK스포츠 DB |
1회에는 기대감이 충족되는 듯 싶었다. 김광수는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기면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회 곧바로 김 감독의 구상은 깨졌다. 김광수 스스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적군이 아닌 아군이 김광수를 흔들었다. 김광수는 0-0으로 맞선 2회 1사 후 서상우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았다. 오지환에게는 바운드가 큰 행운의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 안타로 불행의 씨앗이 됐다.
김광수는 양석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유강남에 우전 안타를 맞았다. 빠른 타구였기에 2루 주자 서상우가 들어오기는 무리일 수 있었다.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우익수 신종길이 유강남의 타구를 잡으려다 미끄러져 공을 뒤로 빠트렸다. 치명적인 실수였다. 1루 주자 오지환까지 여유 있게 들어오면서 스코어는 2-0이 됐다.
↑ KIA 신종길이 2회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사진=MK스포츠 DB |
893일만의 선발 마운드는 거기까지였다. 김광수의 총 투구수는 33개로 스트라이크는 22개였다. 김광수는 심동섭에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심동섭은 이진영을 범타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신의 한수가 되길 바란 김광수 카드는 2회도 다 못 마친 채 집어넣어야 했다.
아군들의 실수는 계속 됐다. KIA는 0-5로 뒤진 5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2루수 고영우의 송구 실책 하나로 득점을 내줬다. 결국 계속된 1사 2
KIA는 0-8로 뒤진 8회 3득점으로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 실수를 만회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실낱같은 5위 희망을 이어가기에는 아군의 실책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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