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넥벤져스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지난 24일 이후 넥센은 우리가 알던 그 넥센이 아니었다.
팀 타율 3할(2위). 팀 홈런 195개(1위). 팀 득점 876점(1위). 마음만 먹으면 두 자릿수 득점은 거뜬히 했다. 2,3점은커녕 5점 차 열세 뒤집기도 손바닥 뒤집듯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9월 말 영웅들은 초인적인 힘을 잃은 것 같다.
기나긴 무득점. 그 터널의 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이택근의 홈런이 터지고서야 벗어났다. 19이닝 연속 무득점.
넥센은 지난 24일 SK에게 4-12로 졌다. 전날 10-0의 완승을 거뒀던 기세는 사라졌다. 6회 박병호의 51호 홈런 등으로 4점을 만회했을 뿐이다. 켈리에게 농락당한 넥센 타선, 그러나 예고편에 불과했다. 본편은 목동이 아닌 대전에서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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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충격적인 대패를 했다. 9월 들어 3연패를 하며 두산에게 공동 3위 자리를 내줬다. 사진(대전)=곽혜미 기자 |
대전에서만 보기 힘들었던 박병호의 홈런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변변한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1회 2사 1,2루와 2회 1사 3루의 기회가 있었으나 타자들은 폭풍 삼진만 당했다.
대전 원정 이전까지 넥센의 영봉패는 네 차례였다. 그러나 이틀 연속 무기력한 적은 없었다. 수모였다. 또한, 연속 이닝 무득점 행진이 끝날 줄 몰랐다. 3이닝에서 12이닝, 그리고 다시 19이닝. 8회 올라온 권혁을 상대로 이택근이 홈런을 때리며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멈췄다.
장점을 잃고 점수를 못 뽑으니 이길 리 만무했다. 피어밴드가 3회에만 5실점을 하더니 무너졌다. ‘도미노’ 마운드였다. 선
9월 들어 처음으로 3연패를 한 넥센은 두산에게 공동 3위를 허용했다. 순위보다 득점력 빈곤 때문에 더욱 머리 아프고 속이 탄 채, 서울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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