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한화의 불꽃이 다시 켜진 지난 25일, 그라운드의 다이아몬드를 분주하게 뛰어다닌 건 정근우였다. 한화의 4득점 중 3득점이 정근우의 발에 의해 이뤄졌다. 가장 중요한 선취점을 올리더니 살얼음판 리드에 비단길을 깐 쐐기 득점도 정근우의 작품이었다.
정근우는 이날 대전 넥센전 승리의 영웅이었다. 마운드의 위의 에스밀 로저스가 워낙 반짝반짝 빛나서 그렇지, 정근우의 만점 활약 또한 으뜸이었다. ‘1번타자’ 정근우는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한화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그의 출루는 곧 한화의 득점이었다. 그냥 100% 공식이었다.
이날 경기는 에이스 맞대결답게 숨 막히는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로저스와 견줘 결코 뒤지지 않았던 앤디 밴헤켄이었다. 하지만 정근우에게 당한 게 밴헤켄과 넥센의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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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정근우는 운 좋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했다. 사진(대전)=곽혜미 기자 |
김성근 감독은 이날 승리에 대해 베테랑의 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었다고 했다. 한화 선수들의 높은 집중력, 그리고 승리에 대한 열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중심에 선 게 정근우였다. 김 감독이 칭찬했듯, 이용규와 함께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을 120% 수행했다.
28세의 마음으로 임한다는 정근우는 누구보다 열심히 치고 달렸다. 그냥 다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그리고 마치 정근우의 ‘이끌림’ 같았다. 그의 플레이는 다른 동료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긍정의 순환 고리가 됐다. 그리고 달라졌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경기당 평균 12실점과 함께 무기력증에 빠졌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한화가 이긴 지난 25일 5위 SK도 이겼다. 이길 때는 같이 이긴다는 넋두리대로. 두 팀의 승차는 여전히 2경기. 7경기만 남겨놓은 가운데 부담 없지 않은 간극이다. 그러나 절실한 1승이었다. 투지로 이뤄낸 1승이었다. 한화는 한 번 해보자고 똘똘 뭉쳤으며, 그렇게 기쁨을 만끽했다.
누구보다 투지 넘치는 정근우다. 그리고 포기를 모른다. 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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