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IA는 최근 5경기에서 4패를 했다. 패전은 모두 선발투수의 몫. ‘누가 가장 빨리 강판할까’로 내기했는지, 초스피드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쟁은 매우 치열했다. 굳이 불명예 1등을 가린다면, 22일의 임준혁(1이닝)이었다. 하지만 유창식(1⅓이닝), 임기준, 박준표(이상 2이닝) 등 다른 경쟁자도 만만치 않았다.
KIA는 그렇게 4경기를 망쳤으며 졌다. 이 기간 제 몫을 한 선발투수는 ‘에이스’ 양현종(21일 SK전 6이닝 6탈삼진 무실점) 밖에 없었다. 그 1경기만 이겼다.
선발진 구멍은 KIA의 큰 악재다. 한때 선발야구가 원활하게 이뤄졌으며 10개 구단 가운데 선발 평균자책점 1위를 자랑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격세지감.
KIA 마운드는 이제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불쇼’를 했다. 어느새 팀 평균자책점은 4.80(5위)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있던 경쟁력이 실종됐다.
↑ 유창식은 지난 24일 마산 NC전에서 아웃카운트 4개만 잡고 강판됐다. KIA 유니폼을 입고 나선 선발 등판 경기 중 최소 이닝이었다. 그리고 그가 선발 등판한 7경기에서 KIA는 7패를 했다. 사진(마산)=김영구 기자 |
참 많이 맞았다. 거기다 제구 난조까지 겹쳤다. 이도저도 나은 게 없었다. 그 가운데 KIA는 기록대적인 패배를 경험했다. 지난 22일 LG에게 5-15로 대패하더니 이틀 후에는 NC에게 16점을 헌납했다.
KIA의 시즌 최다 실점은 16점. 그나마 일찌감치 경기의 맥이 빠졌고, 막판 실점 위기를 넘기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실점까지는 피했다.
이 2경기만 심각한 게 아니다. 7-0 영봉승을 한 21일 경기를 제외, 최근 4패를 했던 경기의 실점은 총 48점이었다. 경기당 평균 12실점이다. 맥도 못 추린 완패의 연속이었다.
‘유리성’이 따로 없다. 툭 손만 대도 깨져 산산조각이 날 것처럼. 묵직함도 없다. 깃털 같은 가벼움으로 가득하다.
KIA는 최근 4패를 한 경기에서 초반 실점이 많았다. 1~3회 실점이 무려 34점이었다. 70.8%의 비율이다.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한 뒤 바통을 넘겨받았으나 응급처치는 너무 늦었고, 딱히 대안도 없었다.
넘겨짚을 건 피홈런. KIA는 홈런 허용이 140개로 6위다. 1위 삼성(170개)보다 30개가 적다. 그러나 최근 눈에 띄게 증가했다. 최근 LG와 NC에게 총 9개를 얻어맞는 등 4패 경기에서 11개를 허용했다.
11개의 홈런은 모두 5회 전에 맞았다. 특히, 2회(4개) 및 3회(3개)에 7개로 매우 높은 분포도다. 중요한 건 순
4패 경기의 결정타는 모두 이 홈런이었다. 그 한방에 선발투수는 링 밖으로 나가 떨어졌다. 박준표, 임준혁, 유창식이 그 전철을 밟았다. 임준혁과 유창식이 홈런을 맞는 순간, 모든 게 악몽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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