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모든 출연자는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곧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고. 여기서 말하는 겨울의 이미지는 하얀 눈과 산타클로스와는 정반대되는, 온 세계를 종말로 이끌지도 모르는 어둡고 차가운 그림자다.
과장을 보태 비교적 앉은 자리가 불편한 유럽 리그 감독들도 존 스노우와 같은 심정으로 다가오는 '겨울'을 느끼고 있다. 승승장구하거나 구단주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 지도자들에게 겨울 하면 휴식기(내지는 박싱데이), 전지훈련, 선수 영입이 연상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마지막 기자회견, 눈물, 백수일 테다.
○ 파브레 감독이 쏘아 올린 신호탄
탄탄대로를 걷던 루시앵 파브레 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감독이 유럽 빅리그 감독 중 가장 먼저 눈물을 쏟았다. 2011년 부임 후 뮌헨의 대항마 중 한 팀,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으로 변모시킨 그였지만, 올 시즌 5전 전패(챔피언스리그 포함)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2015-16 분데스리가가 개막한 지 한 달 하고도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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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앵 파브레 감독과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의 사랑은 영원할 줄 알았다. 사진(독일 쾰른)=AFPBBNews=News1 |
그의 사퇴는 감독 경질(또는 사퇴)의 시즌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분데스리가는 2014-15시즌 개막 후 2014년 연말까지 총 4명의 감독이 물러났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도 4명, 프리미어리그에선 3명이 짐을 꾸려 떠났다. 4대 리그에서만 전반기에 15명이 팀을 떠난 것이다. 성적이 곧 전부인 시스템이다 보니, 올 시즌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감독님, 지금 떨고 계세요?
○ 아드보카트, 슈테벤스 etc. 다음은 누구?
파브레의 뒤를 이어 퇴장이 유력한 감독은 순위표, 구단 내 감독 입지 등을 고려해 짐작 가능하다. 단, 구단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지난시즌 뛰어난 성과를 낸 지도자는 부진 탈출을 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기회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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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의 선덜랜드(20위) 딕 아드보카트, 애스턴 빌라(17위) 팀 셔우드. 프리메라리가의 말라가(18위) 자비 가르시아, 레반테(19위) 루카스 알카라스. 세리에A의 프로시노네 칼초(20위) 로베르토 스텔로네, 카르피(19위) 파브리치오 카스토리. 분데스리가의 슈투트가르트(17위) 후프 슈테벤스, 하노버96(16위) 타이푼 코르쿠트 감독 등의 입지가 현재로썬 불안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세비야(20위)의 우나이 에메리, 호펜하임(15위)의 성공적인 분데스리가 안착을 지휘한 마르쿠스 기스돌, 뉴캐슬 유나이티드(19위)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스티브 맥클라렌, 지난시즌 더블을 이끈 유벤투스(13위)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등은 자진 사퇴하지 않는 이상, 갑작스레 팀과 작별하는 상황은 쉬이 벌어지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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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딕 아드보카트 선덜랜드 감독은 "다시 팀 지휘봉을 잡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잉글랜드 선덜랜드)=AFPBBNews=News1 |
한편 올 시즌 리그 4경기(1무 3패)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지만, 2득점의 빈공과 유럽 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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