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강정호(28·피츠버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날 중 하루가 아니었을까.
강정호는 18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4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강정호는 그동안 줄곧 3루수로 출전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유격수 수비를 봤다고 하지만, 한 경기는 대타 출전 후 교체, 두 번째 경기는 연장 11회에 3루수에서 유격수로 옮긴 것이었다. 그리고 이날은 15일 만의 유격수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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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호는 이 송구를 시도하다 상대 주자의 태클에 걸렸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
이어진 무사 만루. 또 다시 2루 땅볼이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워커의 공을 받아 1루에 송구, 병살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송구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코글란의 태클에 왼 다리 무릎 바로 밑 부분이 채였다. 그라운드에 넘어진 강정호는 무릎을 부여잡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벤 포텐지아노 트레이너와 클린트 허들 감독이 통역 김휘경 씨와 함께 그라운드에 나왔다. 강정호는 그때까지도 일어나지 못했다. 가까스로 일어났지만, 왼 다리에 전혀 힘을 주지 못했다. 결국 포텐지아노 트레이너와 통역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부상에 대해 ‘왼 무릎 부상’이라고만 발표했을 뿐, 정확한 상태에 대해서는 경기 도중 발표하지 않았다.
코글란에게도 즐거운 하루는 아니었다. 그 태클 이후, 그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들의 야유에 시달렸다. 조 매든 컵스 감독은 5회 네 번째 타석에서 좌투수 바비 라프롬보이즈가 나오자 그를 오스틴 잭슨으로 교체했다. 그의 SNS는 팬들의 비난으로 도배됐다.
피츠버그는 코글란 타석에서 위협구 없이 정상적인 승부를 했다. 코글란의 플레이가 더티 플레이였는지에 대한 피츠버그 팀의 생각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지난 7월 유격수 조디 머서가 비슷한 부상을 당했을 때도 “야구는 신사들의 운동이 아니다”며 상대 주자의 플레이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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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호가 트레이너에게 상태를 점검받고 있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
반면, 같은 ESPN의 칼럼니스트 키스 로우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코글란은 명백하게 베이스가 아닌 강정호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이것이 ‘합법’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역겨운 장면”이라며 코글란의 주루를 비난했다.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 시절부터 이 같은 태클을 수 없이 받아왔다. 자신이 주자의 입장이 됐을 때도 비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날이 강정호에게 최악의 날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승부의 여신은 그에게 너무 잔인한 하루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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