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확장 로스터가 또 한 번의 마라톤 매치를 만들어냈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LA다저스의 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날 경기는 연장 16회 접전 끝에 콜로라도가 5-4로 이겼다. 경기 시간은 총 5시간 23분이 걸렸다.
메이저리그에서 5시간이 넘는 연장 승부는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날 경기는 다른 면에서 조금 더 특별했다. 이날 양 팀이 기용한 선수는 모두 58명. 그중에 투수는 24명이었다.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 출전 선수 신기록이다. 콜로라도는 13명의 투수를 기용, 단일 구단 최고 기록을 세웠다.
↑ 콜로라도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모두 13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경기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에 대한 흥미가 떨어짐을 의미한다. 메이저리그가 이번 시즌 ‘페이스 오브 플레이’를 외치며 시간 단축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확장 로스터가 시행되면서 이런 노력들은 모두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렸다.
현장에서도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FOX스포츠’의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한 단장의 말을 인용, 투수를 교체하면 바로 대타가 나오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며 플래툰의 이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제기한 문제는 또 있다. 확장 로스터는 최대 40인까지 합류시킬 수 있게 했지만, 정확한 숫자는 제한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구단별로 인원수가 다르다. 그는 구단 임원들 사이에서 “대체 뭐하고 있는 짓인가?”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장 로스터를 당장 뜯어고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선수노조의 거센 반발을
그러나 로젠탈은 선수노조가 현재 확장 로스터 제도가 가져오는 공정성의 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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