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기회가 된다면 100안타는 해보고 싶네요.”
데뷔 12년 만에 주전으로 우뚝 선 지석훈(31·NC 다이노스)이 의미 있는 기록을 완성했다. 지석훈은 1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14일)까지 올 시즌 99안타를 기록하고 있던 지석훈은 100안타 째를 돌파했다. 데뷔 12년 만에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해 프로야구에서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54명. 올 시즌은 15일 현재 52명이다. 한 해 팀 당 평균 5~6명의 선수가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다.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은 지난 해 201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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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12년차에 첫 주전을 꿰찬 지석훈. 올 시즌 그는 데뷔 한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2003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그는 주연보다 조연의 삶을 더 많이 살았다. 경기에 먼저 나서는 것보다 중간에 나오는 것이 더 익숙했다. 멀티 내야수로 수비 실력은 인정을 받았지만 방망이는 터지지 않았다.
2013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NC로 이적한 지석훈은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적 첫 해 주전은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100경기를 넘게 소화하면서 기회를 받았다. 21개의 2루타를 때리면서 장타력도 과시했다.
지난해에도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NC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한 그는 올해는 데뷔 후 첫 주전자리를 꿰찼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 그는 시즌 초 3루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기본적인 안정된 수비에 방망이까지 터진 덕분이었다. 데뷔 후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올 시즌 124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10홈런 4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에 비해 타율은 다소 떨어졌지만 하위타선에서 쏠쏠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에 만났던 지석훈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딱히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100안타는 해보고 싶다”며 짤막하게 말했다.
이후 9월 그는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지난 13일 마산 SK 와이번스전에서 9-11로 뒤진 9회 기적 같은 끝내기 역전 3점 홈런을 때리면서 ‘인생경기’를 펼쳤다. 그 동안의 슬럼프도 단숨에 날렸다.
그리고 마침내 데뷔 첫 한 시즌 100안타의 자신의 짤막했던 목표를 이뤘다.
이제 지석훈에게 남은 것은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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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NC 감독은 올 시즌 주전 타자 9명이 모두 정규타석을 채우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지석훈에 대해서는 꼭 채워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데뷔 12년 만의 주전으로 잡은 지석훈. 이미 자신의 여러 기록을 경신한 그가 올 시즌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kjlf20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