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4번 타자는 야구의 꽃이다. 삼성의 최형우, NC의 에릭 테임즈, 넥센의 박병호 등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가 확실한 팀은 성적도 상위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 LG에는 그런 ‘4번 타자’가 없다.
LG의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가 아닌 타격이다. 올 시즌 팀 타율 2할6푼4리로 9위에 머무르면서 팀 성적도 같은 9위로 추락했다. 또 홈런은 105개, 장타율도 3할9푼2리로 최하위다. 이 때문에 극심한 득점력 부재로 답답한 경기를 펼치다 지는 경우가 많았다.
LG가 타격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4번 타자의 부재다. 찬스에서 한 방을 터뜨려 줄 확실한 거포가 없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탓도 있지만, 꼭 홈런이 아니더라도 해결사 역할을 해줄 타자가 없다. LG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4푼1리에 불과하다. 역시 최하위 기록이다.
↑ 올 시즌 타격 능력을 인정 받은 LG 트윈스 외야수 서상우. 사진=곽혜미 기자 |
이병규의 대체 카드도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시즌 초반 최승준이 미래의 4번감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8경기 만에 타율 7푼7리의 초라한 성적을 낸 채 2군으로 내려가 다시 1군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조쉬 벨과 브래드 스나이더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LG는 올 시즌 야심차게 잭 한나한을 영입했으나 시즌 도중 퇴출 수순을 밟았다. 사실 한나한은 타격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 영입 당시 4번이 아닌 6번 타자로 역할을 기대했다.
LG는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정의윤마저 SK로 떠나보냈다. 정의윤은 SK 이적 이후 4번 타자로 자리를 잡고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정의윤은 LG가 아닌 SK에서 4번 갈증을 풀고 있다.
LG는 미래의 4번 타자 찾기에 돌입했다. 당장 눈에 띄는 타자는 서상우다. 6월부터 경기에 나서기 시작해 46경기에서 타율 3할5푼8리 3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도 5할을 찍으며 타격에서는 확실히 가능성을 입증했다.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낸 서상우는 외야수에서 내야수로 전향을 준비 중이다. 양 감독은 올 시즌 틈틈이 서상우에게 1루수 특훈을 시키고 있다. 미래의 4번 1루수로 키우기 위한 장기적인 프로젝트다. 하지만 아직 팀의 중심 타자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또 다른 대체 카드는 외국인 타자다. 한나한 대신 LG 유니폼을 입은 루이스 히메네스가 시즌 막판 타격에 눈을 뜨며 4번 타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시즌 타율은 2할8푼1리에 머물고 있지만, 8월 이후 타율 3할3푼을 기록하며 재계약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히메네스는 지난 11일 kt전에서 멀티 홈런을 기록했고, 이틀 뒤인 13일 KIA전에서
양 감독은 “타선이 살아나려면 4번 타자부터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올 시즌은 그렇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LG의 미래를 이끌 4번 타자는 과연 누굴까. 현재로서는 물음표만 붙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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