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조평호(30·NC 다이노스)가 존재감을 알린 한 방을 날렸다.
조평호는 13일 마산 SK 와이번스전에서 3-10으로 뒤진 7회 조영훈과 교체돼 1루수로 출전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그는 2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대역전승에 일조했다.
특히 그는 4-11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박희수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다. 조평호에게는 1군에서 오랜만에 날린 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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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의 내야수 조평호가 13일 마산 SK전에서 871일 만에 홈런을 쏘아 올려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사진=MK스포츠 DB |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이래로 날린 프로통산 3호 홈런이었다.
조평호의 활약은 9회에도 이어졌다. 팀이 두 점을 보태 8-11이 된 9회 1사 2루에서 정우람을 상대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조평호가 기회를 살린 NC는 2사 뒤 지석훈의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이 나와 SK에 12-11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따냈다.
조평호는 1군에 많이 모습을 드러내는 선수는 아니다.
이날까지 1군 성적은 통산 77경기에서 타율 2할8리(125타수 26안타)에 불과하다. 2013년 나선 26경기가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일 정도다.
지난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그는 2011년 2차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만 해도 4번타자의 재목으로 거론됐지만 1군에서는 기대만큼 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2군) 성적을 놓고 보면 180도 달라진다. 2014년 퓨처스리그 85경기에서 타율 3할3푼8리 11홈런 62타점을 기록하면서 남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당시 타점(62점)은 2위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지만 1군에서 많은 기회는 오지 않았다.
결국 또 다시 시즌 대부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낸 조평호는 82타점을 기록하며 3개 리그(남부, 북부, 중부리그) 통합 타점왕을 차지했다.
2군에서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조평호지만 1군에서 엔트리에 포함되는 언감생심.
NC는 올 시즌 주전 타자 9명이 모두 규정타석 채우는 것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만큼 주전들의 자리가 확고하다. 여기에 조평호의 수비 위치는 1루 혹은 지명타자다.
NC에는 1루 수비에는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는 에릭 테임즈, 지명타자는 이호준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대타로도 성적이 좋은 조영훈도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시즌 중반에는 조평호가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시즌 잠시 1
조평호가 이날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지만 남은 경기에서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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