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가 즐거운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조범현 감독의 투수 실험실이 나날이 즐거운 결과들을 내놓고 있는 것.
‘실험’에는 이렇게 좋은 시기가 없다.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시즌. 진입 첫 해의 마지막 한 달을 보내고 있는 kt는 최근 경기 선발투수로 신인들을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두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과 저스틴 저마노를 제외하면 5인 선발 중 3명이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데뷔한 신인들이다. 정성곤(19), 엄상백(19), 심재민(21)은 올해 1군에서 이제 막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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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 엄상백이 지난 12일 잠실 두산전서 호투,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엄상백 역시 선발로서 많은 희망을 던져줬다. 여름이 되면서 체력 부침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휴식 차원의 엔트리 말소도 겪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살아나는 추세다. 복귀 후 3경기를 치렀는데 2승을 챙겼다. 8월 28일 KIA전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지난 12일 잠실 두산전서 5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조감독은 다만 엄상백이 시즌 초부터 선발로 꾸준히 던졌으니 중간-마무리로서의 활용도도 확인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 남은 경기들의 상황에 따라 보직 실험도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심재민은 시즌 막판인 지난 9일 선발로서 첫 테스트를 받았다. 심재민은 일찍이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었지만 지난해 수술 이후 회복이 빠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불펜에서 지속적으로 페이스를 올렸다. 마침 정대현이 엔트리서 말소되면서 선발 한 자리가 비었고, 이는 심재민에게는 기회가 됐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심재민의 첫 선발 기용에 대해 “경기 운영을 할 줄 아는 선수고, 언젠가는 선발로 써야 할 선수라 테스트를 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심재민은 첫 테스트서 2⅓이닝 4실점했다.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은 극명하게 갈렸다. 정 코치는 “아직 3이닝 이상 던진 경험이 없었다. 3~4이닝 1~2실점으로 막아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1이닝이 부족했고 4실점도 조금 아쉽다”고 평가했다. 심재민 스스로도 “볼넷을 주지 않는 게 목표였다. 좋았는데 2회 제구가 갑자기 안 됐다”고 아쉬워 할 정도. 첫 선발 등판으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심재민은 “선발로 나가면 편하게 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 선발에 대한 욕심이 많은 만큼 기회가 오는 대로 다 잡겠다”고 다음 선발 기회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렇게 잘 돌아가고 있는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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