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8일 목동 두산-넥센전. 3위 혈투다. 넥센이 2연전을 모두 잡을 경우, 3위의 주인은 뒤바뀐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3위가 아니라 2위가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그 2위가 되기 위해선 넥센을 밟아야만 가능했다.
두산은 이날 필승을 다짐했다. 총력전까지 예고했다. 선발투수 장원준의 뒤에 더스틴 니퍼트가 대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상황에 따라 니퍼트의 등판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했다. 그 가능성을 닫지 않고 열어뒀다. 잡을 수 있는 여건이라면,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였다. 여차하면, ‘플러스 원’ 카드로 활용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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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8일 목동구장에서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두산을 완파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니퍼트가 마운드에 오를 일은 없었다. 그럴 정도로 장원준은 넥센 타선에 뭇매를 맞았다. 장원준은 지난 7월 4일 잠실 경기에서 5실점(4자책)을 하며 패전투수(시즌 5패)가 됐다. 그래도 6이닝은 버텼다. 그러나 66일 뒤에는 반 토막이 났다. 장원준은 딱 3회까지였다.
그만큼 넥센 타선이 화끈했다. 박병호와 김민성이 가벼운 부상을 털고 돌아오니 더욱 뜨거웠다. 박병호는 3안타를 쳤으며, 중심타선을 이룬 이택근과 유한준도 2안타씩을 날렸다.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폭발했다. 팀 내 유일한 외국인 타자인 브래드 스나이더의 빈자리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
장원준은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다. 3이닝 동안 안타가 5개인데 4사구가 4개였다. 그만큼 넥센 타자들의 끈질김에 당했다. 삼자범퇴 이닝은 없었다.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고, 그 찬스를 놓치지 않은 넥센이었다.
3회까지 7-0의 리드. 두산은 두 번째 투수로 니퍼트가 아닌 이원재를 내보냈다. 제아무리 두산이고 여섯 번의 공격 기회가 남았으나, 뒤집을 수 있는 흐름이 아니었다. 니퍼트 카드를 꺼낼 수 없었다. 4회, 5회, 6회. 이닝을 거듭할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넥센은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팡팡 터졌다.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 생산라인 같았다. 두산 불펜은 맞고 또 맞았다. 안타 13개와 4사구 7개를 묶어 11점을 뽑았다. 두산이 5회와 6회 1점씩을 얻자, 넥센은 곧 이은 공격에서 2점을 땄다. 간극을 1점 줄였는데 1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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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퍼트는 8일 목동 넥센전에 불펜 대기했지만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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