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KIA가 롯데와 싹쓸이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자칫 최악의 흐름을 겪을 뻔 했지만, 9월 첫째 주말 삼성을 꺾었다.
KIA는 연패를 끊었다. 그리고 한화, 롯데와 함께 승수를 추가하며 ‘승차 0’를 유지했다. 가을야구의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외의 승리였다. 피가로vs임기준의 선발투수 매치업의 무게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였던 게 사실. 스포츠토토의 프로토 승부식 배당률만 따져도 1.17배(삼성 승)와 3.11배(삼성 패)로 일방적이었다. 그러나 아주 놀랍게도 뒤집혔다.
KIA는 어떻게 이겼을까. 첫째, 선발투수 임기준의 호투. 통산 네 번째 선발 등판으로 경험 부족한 이 젊은 투수는 5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매번 말 많았던 피안타와 4사구는 각 2개씩이었다. 아주 짰다. 김광현을 연상케 하듯 삼성 타선을 요리한 임기준의 호투 덕분에 기선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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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준혁은 5일 대구 삼성전에서 7회 쐐기 2점 홈런을 날렸다. 그와 함께 치킨을 먹고 힘을 내자던 백용환, 김다원도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결승타는 2회 이범호의 선제 홈런. 하지만 1점 가지고 삼성을 K.O. 시키긴 힘들었다. 이 소나기 펀치로 1점씩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은 KIA였다.
스포트라이트는 2013년부터 경찰청에서 ‘짬밥’을 함께 먹던 임기준과 오준혁에 쏠렸다. ‘임기준이 등판하면, 오준혁이 때린다’라는 공식은 경찰청뿐 아니라 KIA에서도 증명됐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처음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진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건 따로 있다. 오준혁이 남몰래(?) 고백했다. ‘치킨’의 힘이었다고.
오준혁은 이번 대구 원정에서 백용환과 ‘룸메이트’ 였다. 둘은 경기 전날 ‘내일 잘 해보자’라며 치킨을 시켰다. 코를 자극하는 그 냄새 좋은 치킨에 끌려 이들의 방을 두드린 게 김다원이었다
스스로도 놀란 효험이었다. 수훈선수 인터뷰를 마치고 대구구장을 떠나는 오준혁의 마지막 한마디. “오늘도 치킨 시켜 먹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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