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타격기계’ 김현수(27)의 거포 본능이 완벽히 되살아났다. 최근 7경기서 4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산 베어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활약이다.
김현수의 방망이는 최근 달아오를 데로 달아올랐다. 7경기 30타석에 들어서 타율 4할7푼4리(18타수 9안타) 4홈런 15타점 8득점 1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볼넷도 9개나 골라내면서 출루율이 0.633 장타율이 1.158에 달했다. 출루면 출루, 장타면 장타, 해결 능력이면 능력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벽한 4번타자였던 셈이다.
특히 긍정적인 신호는 김현수가 완벽하게 장타력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7경기 전까지 김현수는 타율 3할1푼7리 15홈런 80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장타력이 2% 아쉬웠던 것도 사실. 특히 올해 커리어하이의 지난 성적을 재현할만한 좋은 흐름이었다. 홈런 갈증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조급히 느껴질만도 했다.
↑ 김현수가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런데 29일과 30일 연속으로 귀중한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완벽하게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동시에 29일 한화를 상대로 홈런을 신고하면서 전 구단 상대 홈런도 성공했다. 김현수는 “전 구단 상대 홈런은 정말 몰랐다. 오랜만에 기록한 것 같은데(실제로는 2013년) 정말 기분 좋고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승부수로 데려온 외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가 부진한 상황. 거기에 베테랑 홍성흔마저 예년과 같은 모습이 아니기에 김현수의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단순히 성적 그 이상이다. 하지만 김현수는 “3번에 있을때나 4번에 있을때나 볼배합이 다른 것은 잘 못 느끼겠다. 중압감도 못느끼겠다. 최근 페이스가 올라와서 잘 맞고 있다보니 4번 중압감을 잘 이겨낸 것처럼 보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최근 2경기 연속 수훈선수로 단상에 섰다. 하지만 김현수는 “4번타자 누구라도 잘 맞게 되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손사래를 치면서 “몇 번에 들어서던지 내가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설령 9번에 기용하시더라도 그게 내 자리이기 때문에 난 그저 열심히 내가 할 수 있는 타격을 하면 된다”며 평정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4홈런을 때렸던 2010년 이후 5년만에 20홈런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장타율도 5할1푼6리로 2010년의 5할3푼1리 이후 가장 높다. 특별히 높은 수치로 느껴지지 않지만 김현수가 가장 광활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장타력 회복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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