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의 팀 컬러는 젊은 야수들의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다. 올 시즌 팀 타율(2할9푼1리) 2위와 팀 최소 실책(62개) 2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주전 야수들의 이탈로 이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2-4로 패했다. 3연패 늪에 빠진 두산은 시즌 59승 48패로 단독 3위를 유지했다. 두산은 선두 삼성 라이온즈(68승 41패)와는 8경기 차로 벌어진 반면 4위 넥센 히어로즈(59승 1무 50패)에는 한 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스스로 자멸한 경기였다. 두산은 이날 내야 수비진을 최주환(3루수)-허경민(유격수)-고영민(2루수)-데이빈슨 로메로(1루수)로 구성했다. 로메로를 제외한 나머지 내야수들이 결정적인 실책을 한 번씩 범했다.
1회 최주환의 1루 송구 실책은 2실점으로 연결됐다. 고영민이 기록한 2회 실책도 상대 번트 실패와 병살타가 아니었다면 위험했다. 수비가 준수했던 허경민마저 3회 실책으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줬다.
타선 역시 고개를 떨궜다. 두산은 수비 실책으로 내준 점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발투수 장원준의 6이닝 3실점(비자책) 역투도 소용없었다. 두산은 1회와 8회에서 1사 만루의 기회를 허망하게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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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선수단 사진=MK스포츠 DB |
외야수 민병헌도 허벅지 부상으로 100% 정상적인 수비가 어렵다.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20일 경기를 앞두고 “사실 투수보다는 야수들이 먼저 돌아와야 한다”고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타선에도 악영향이 미친다. 김 감독은 “최근 타순 변경도 어떤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컨디션이 떨어진 선수들을 뒤로 배치시키는 차원에서 나온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강팀일수록 타선은 지속적으로 고정되는
김 감독은 “다시 버티기에 들어간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최근 웃을 일이 없는 김 감독이다. 투·타 핵심 전력이 이탈한 상황에서 어려운 시험지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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