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IA는 17일 LG전에서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웠다. 4회 서재응(투구수 63개)을 빼고 김광수를 투입했다. 그리고 심동섭, 최영필, 한승혁이 릴레이를 하며 남은 4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1-2로 뒤진 가운데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한 카드였다. 서재응은 2사 후 폭투로 역전을 허용하더니 내야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승부수는 통했다. 김광수는 실점 위기를 막았으며, 1점 차의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8회 추가 실점도 앞당길 수밖에 없었던 수비 탓도 있다. 다만 KIA 타선이 침묵했다. 불펜의 호투에 응답한 건 9회 김민우의 1점 홈런뿐이다.
지난 12일 두산전과는 정반대였다. 4-2로 쫓긴 4회부터 불펜이 가동된 가운데 타선은 뜨겁게 불탔다. 4회와 5회 잇달아 3득점을 하며 불펜의 쾌투(6이닝 1실점)에 화답했다. 단, 그때까지였다. 하루 뒤에도 KIA가 불펜 승부수를 띄웠지만 타선은 침묵했다. 식었던 타선이 다시 뜨거워진 것은 원치 않게 하루 푹 쉰 브렛 필이 돌아온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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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의 서재응은 17일 잠실 LG전에서 4회 2사 1,2루서 강판됐다. KIA는 최근 5경기에서 선발투수가 5회를 버티지 못한 게 세 차례였다. 사진=MK스포츠 DB |
후보는 많아도 믿음직한 4,5선발이 없기도 하거니와 양현종과 임준혁 외 5이닝을 꾸준히 책임져준 투수도 없다(양현종과 임준혁은 5이닝 이상을 던지고도 대량 실점을 한 번씩 했다). 2선발인 조쉬 스틴슨은 두 차례나 일찍 무너졌다.
KIA는 8월 들어 13경기(7승 6패)를 치렀다. 9일 NC전까지만 해도 선발진은 나쁘지 않았다. 김병현(5일 넥센전 5⅔이닝 1실점)과 에반 믹(6일 kt전)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으며, 스틴슨도 7일 kt전(7⅓이닝 4실점 3자책)에서 지난 경기 부진(1일 한화전 3이닝 7실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삐걱대고 있다. 김병현(12일 두산전), 스틴슨(13일 삼성전), 임준혁(14일 삼성전), 양현종(15일 LG전), 서재응(17일 LG전) 등 총 5명 가운데 3명이 너무 빨리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달 들어 적어도 5이닝은 책임지는 임준혁과 양현종만 버틴 셈이다.
불펜의 큰 방화는 없었다. 13일 삼성전에서 5회 승부수로 띄웠던 에반이 2실점한 게 있었지만. 이 5경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2.49였다.
그러나 선발의 조기 강판에 따른 승부수가 잦아지면서 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로테이션으로 피로 누적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부담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KIA는 최근 5경기에서 불펜이 무실점으로 막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한화, SK와 5위 다툼이 치열한 KIA다. 매 경기가 결승이며 1승이 간절하다. 때문에 승부수를 띄우기도 한다. 문제는 선발진의 부진으로 너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훗날 ‘부메랑’이 될 수 있다. ‘튼튼하지 않은’ 선발진, 잦은 승부수의 어두운 뒷면이다.
※KIA의 최근 5경기 선발투수 성적
12일 두산전 | 김병현 | 3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3일 삼성전 | 스틴슨 | 4이닝 8피안타 3탈삼진 3실점
14일 삼성전 | 임준혁 | 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15일 LG전 | 양현종 | 6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17일 LG전 | 서재응 | 3⅔이닝 5피안타 1탈삼진 2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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