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남자 배구대표팀의 아시아선수권 부진으로 4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로 트라이아웃(공개모집)제도가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용병들로 인해 한국선수들이 설 자리가 좁아진 것과 몸값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점을 들어 여자부는 2015-2016시즌부터, 남자부는 2016-2017시즌부터 트라이아웃을 통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기로 제도를 변경했다.
트라이아웃제도란 말 그대로 공개모집으로 참가신청자 중 50명을 1차 선발해 이들 중 각 구단이 기록 및 영상을 통해 지목한 20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최종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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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레오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맹활을 펼치면서 OK저축은행에게 우승컵을 안긴 괴물 용병 시몬. 사진=MK스포츠 DB |
여자부는 이미 트라이아웃을 진행했고 KGC인삼공사는 헤일리 스펠만(22.198cm), GS칼텍스 캐서린 벨(22.188cm), 흥국생명 테일러 심슨(22.188cm), 현대건설 에밀리 하통(22.188cm), 한국도로공사 레즐리 시크라(25.194cm), IBK기업은행 리즈 맥마혼(22.198cm)과 각각 계약했다.
연맹은 남자 프로배구의 경우 옵션을 포함해 1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받는 등 과도한 거품을 걷어낼 생각으로 트라이아웃을 시도했다. 줄인 비용을 유소년 선수 육성에 투자해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자유계약제로 기량이 출중한 용병이 온다면 국내 공격수는 백업 정도로만 뛸 수 있기 때문에 토종 공격수는 자리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 선수들의 기량은 물론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고전을 펼치게 됨에 따라 우리나라 배구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최근 배구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한 것이 이와 연관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다.
이에 반해 배구팬들은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 배구가 겨울스포츠의 대명사로 불렸던 농구의 인기를 위협할 정도로 흥행을 성공시킨 상황에서 흥행 실패와 리그 수준의 심각한 저하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국내 배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고, 연맹은 변화의 시점을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사시 대체선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이 없는 등 너무 급격한 제도 시행은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연맹을 간과했다. 지난 5월 실시된 트라이아웃에서는 당초 기대보다 적은 21명만 지원하는 등 준비 부족이 지적된 바 있다.
오는 10월 V리그가 개막함에
그러나 이중 하나라도 실패의 기미가 보인다면 앞으로 있을 남자배구의 트라이아웃을 연맹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것이다.
[yoo6120@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