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전주 KCC가 새로 태어났다. 지난 시즌 9위로 추락한 KCC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스몰라인업으로 재구성한 두 얼굴의 KCC였다.
KCC는 올 시즌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파격적인 선택을 한 팀이다. 191cm의 가드 안드레 에미트를 1라운드에서 지명한 뒤 2라운드에서 196cm의 포워드 리카르도 포웰을 영입했다. 1라운드에서 단신 선수를 지명한 팀은 10개 구단 중 KCC가 유일했다. 외국인선수 빅맨 카드를 포기한 모험수였다.
KCC의 파격적인 선택 배경에는 221cm의 프로농구 최장신 센터 하승진의 존재감이었다. 단 하승진이 건강하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하승진은 올 시즌 몸을 잘 만들었다. 체중도 줄었고 탄력도 붙었다. 국가대표팀에도 4년 만에 합류했다. 몸 상태는 최근 몇 시즌간 최상의 상태다.
![]() |
↑ KCC 에미트가 슛을 하고 포웰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하지만 KCC가 포웰을 뽑으면서 다시 KBL 무대를 밟았다. 에미트와 포웰의 조합은 과연 어땠을까. 공격력에서는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에미트는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코트를 지배했다. 수차례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플레이도 선보였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뛰어난 패스 센스까지 갖췄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에너지도 넘쳤다.
원조 ‘파이터’ 포웰과 궁합도 좋았다. 아직 호흡을 맞춘 지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아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둘이 함께 뛴 2, 3쿼터에서 활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특히 하승진과 함께 뛸 때와 뛰지 않을 때 두 얼굴을 선보였다. 완전한 스몰라인업으로 얼리오펜스를 선보이기도 했고, 하승진을 이용한 세트오펜스로 안정감을 주기도 했다.
포인트가드 김태술의 부활도 반갑다. 이제야 맞는 짝을 찾은 느낌. 국가대표 차출로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김태술은 주말에 잠깐 호흡을 맞춘 에미트, 포웰과 호흡이 척척 맞았다. 빠른 트랜지션은 상대가 따라잡기 힘들 정도였다.
이날 에미트는 35분 1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포웰도 19점 6리바운드 2스틸을 보탰다. 김태술도 10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KCC는 이날 KGC를 89-74로 제압했다.
추승균 KCC 감독은 “아직 보강할 게 많다”면서 “에미트는 만족한다. 머리가 좋은 선수다. 포웰도 경험이 많다. 김태술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리딩을 잘했다. 조직 농구는 더 많이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총평했다.
추 감독은 하승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두 가지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다. 추 감독은 “우리 팀이 지난 시즌에는 속공과 세트오펜스의 중간에서 애매한 농구를 했다. 하승진이
김태술도 두 외국인선수들에 만족했다. 김태술은 “좋은 선수들을 만났다. 머리가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다. 시야도 넓어 다른 선수들도 잘 살려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