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양상문 키즈’의 성장이 더딘 걸까. 혹은 무모한 기대였나.
양상문 LG 감독이 콕 찍은 토종 강속구 기대주들이 올해는 빛을 보지 못하고 실패작으로 끝날 위기다. 좌완 임지섭(20)에 이어 우완 이준형(22)도 1군 무대에서 꽃 피우지 못했다.
이준형은 지난 14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⅔이닝 2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4실점(1자책)으로 부진했다. 1회도 책임지지 못하고 결국 강판.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1⅔이닝 1실점 이후 또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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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LG 우완 유망주 이준형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준형이 극복하지 못한 것은 볼넷이었다.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사사구만 8개를 기록했다. 이 중 볼넷이 7개. 2⅓이닝 동안 쏟아낸 치명적 기록이었다.
LG의 올 시즌 최대 기대주는 임지섭이었다. 양 감독은 임지섭을 미래의 좌완 선발로 낙점하고 기회를 줬다. 결과는 참담했다. 8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25를 기록한 채 2군으로 내려가 다시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임지섭은 150㎞를 찍는 묵직한 강속구를 갖춘 유망주. 역시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스프링캠프부터 류택현 투수코치가 1대1 전담 코치를 맡아 지도했다. 임지섭에 대한 기대치의 방증이었다. 하지만 임지섭은 극복하지 못했다. 31⅔이닝을 소화하며 볼넷만 36개를 남겼다. 사사구 38개는 그가 잡아낸 37개의 삼진보다 많은 수치였다.
이준형도 마찬가지다. kt 위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우완 기대주였다. 150㎞에 육박하는 묵직한 강속구가 매력적인 투수. 시원시원한 투구 폼도 군더더기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역시 발목을 잡은 것은 제구력이었다.
한 번의 깜짝 선발 실패 뒤 두 번째 기회를 준 양 감독은 “1군 무대에서도 평소 던지는 대로만 던지길 기대한다”고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에 앞선 불펜 피칭에서 연신 박수를 이끌어냈던 이준형은 1군 4경기 등판서 2패 평균자책점 6.35의 초라한 성적표만 받아 들었다.
임지섭에 이어 이준형의 선발 카드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기상조였던 것이 아닐까. 아직 준비가 덜 된 두 유망주에게 1군 무대의 벽은 높기만 했다. 너무 빨리 알아버린 1군의 한계. 임지섭과 이준형에게 올해가 소중한 경험으로 남기 위해선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min@maekyung.com]